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의 'V라이브'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에 의존하는 정도를 낮출 방안을 찾고 있다.
서우석 비엔엑스 대표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경험으로 아이돌그룹 팬들을 온라인 공간에 모을 수 있을까?
비엔엑스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플리’를 운영한다.
20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V라이브와 유튜브 등에서 독립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위버스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위버스에 'BTS 비하인드’를 독점적으로 내놨다. BTS 비하인드는 ‘달려라 BTS’의 뒷 이야기 등을 볼 수 있는 유료상품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달려라 BTS를 V라이브에 제공해왔는데 추가 내용물을 이번에 자체 플랫폼으로 옮긴 것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브링 더 소울: 다큐 시리즈’를 위버스를 통해 독점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를 유튜브와 함께 만들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체 동영상 플랫폼을 꾸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크기 때문이다.
V라이브는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해 매출을 최소 46억 원 냈는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이런 중계를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면 이 매출을 온전히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V라이브는 방탄소년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 V라이브 이용자는 “V라이브를 오직 방탄소년단을 보려고 이용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광고매출이 발생하면 수수료를 뗀 뒤 콘텐츠 공급자에게 55%만 지급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는 유튜브가 제작에 참여한 만큼 수수료율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플랫폼을 만들어도 소속 아이돌그룹이 방탄소년단 밖에 없어서 이용자가 몰릴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새 아이돌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인지도를 쌓고 있고 쏘스뮤직을 인수해 레이블을 늘리면서 이런 한계를 해소하고 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서우석 대표에게 맡겼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비엔엑스를 설립하고 서 대표를 선임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 8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설명회에 ‘플랫폼을 통한 고객 경험의 혁신’ 발표자로 나와 "방 대표가 2년 전에 ‘우주탐사 계획을 짰으니 로켓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는 말로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서 대표는 과거 ‘디버그랩’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버그와 관련한 정보를 찾으려는 개발자들이 모여들 온라인 공간을 만든 경험이 있다. 그 자신이 개발자였던 서 대표는 디버그랩으로 당시 개발자들 사이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잡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CTO 등을 지내면서 소비자들을 온라인상에서 모으는 고민을 해왔다.
서 대표는 우선 1월 초 위버스를 PC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난해 6월 위버스가 모바일 전용으로 나온 뒤 팬들이 위버스를 더 큰 화면에서 사용하고 싶다고 꾸준히 의견을 낸 것에 서 대표가 응답한 셈이다.
하지만 서 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쉽지는 않다.
한 위버스 해외 이용자는 “방탄소년단 구성원이 방송을 켜기만 해도 서버가 감당을 못하는데 공연 생중계가 가능할까?"라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위버스 이용자들은 속도가 느린 점과 이용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한 점도 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