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업 위법행위에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기로 하면서 효성그룹과 대림산업이 당장 3월 주주총회 때 국민연금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국민연금공단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횡령·배임·사익편취 등 위법행위가 2020년 3월 주주총회 때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7일 기업의 횡령·배임·사익편취 등 위법행위에 이사해임, 정관변경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을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데까지 행사하기로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3월 한진칼에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해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 행사의 첫발을 뗀 데 이어 이번에는 구체적 행사지침까지 마련했다.

검찰이 27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을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하면서 두 회사는 3월 주주총회 때 국민연금의 주주권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조 회장은 그를을 포함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총수일가의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해 13일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미 미술품, 허위 급여 등을 통해 횡령·배임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9월 1심에서 징역 2년 판결을 받았다. 1월22일부터 항소심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과거에도 횡령 범행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는데 반복적으로 계속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1월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8년 의결권을 들고 있는 기업그룹의 주주총회 가운데 효성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한 비율이 66.7%로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은 2019년 3월 주주총회 때도 효성이 손병두 전 서강대학교 총장, 박태호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명예교수, 박태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려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후보들이 분식회계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림산업도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기업을 꼽히고 있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개인회사 부당지원 및 횡령뿐만 아니라 갑횡포로도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 회장은 2015년 8~9월 운전기사에게 욕설하고 폭행한 혐의로 2017년 1심에서 벌금 1500만 원 판결을 받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대림산업은 최대주주 지배력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갑질 논란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어 주주행동주의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낮은 배당성향으로 국민연금이 이미 1월 국민연금 국내주식 수탁자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을 때 중점관리 대상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2018년 순이익 6464억 원을 거뒀고 배당성향은 10.18%였다.

국민연금은 효성 지분을 9.97% 들고 있다. 대림산업 지분은 12.24%를 확보했다.

국민연금은 3월 한진그룹에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을 행사할 때 지분 11.56%의 대한항공에는 단기 매매차익 반환을 하지 않기 위해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지분 7.34% 들고 있는 한진칼을 상대로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