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뚜기가 2019년 오뚜기라면 지분율을 기존 24.7%에서 27.65%로, 조흥 지분율을 33.55%에서 44.89%로 늘렸다는 점에서 이 계열사들의 편입이 가능하다”며 오뚜기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실제 오뚜기는 계열사들을 연결 편입하면서 경영자원 효율화와 실적 개선효과를 얻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오뚜기는 2018년 상미식품지주, 오뚜기제유 등 계열사를 신규편입하면서 영업이익이 60억~70억 원가량 늘어났다.
때문에 오뚜기의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오뚜기라면이 편입되면 실적 개선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라면은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평균 8%대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였다. 2018년 기준 오뚜기라면은 매출 6459억 원, 영업이익 290억 원, 순이익 226억 원을 냈다.
함 회장은 2017년부터 지분 취득, 흡수합병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들을 오뚜기에 편입하며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다만 주요계열사인 오뚜기라면의 편입이 미뤄지고 있어 오뚜기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체제로 개편작업은 미완인 상태로 남아있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열쇠이자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오뚜기라면을 둘러싼 함 회장 등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논란이 ‘갓뚜기’ 명성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가 유통·판매하는 라면을 제조하는 계열사다. 그렇다보니 오뚜기라면은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비중이 99%를 넘어서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함 회장이 지분 32.18%를 쥐고 있어 오너 일가가 오뚜기라면을 통해 사익을 취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함 회장과 오뚜기는 ‘개념 있는 경영자’, ‘착한 기업’ 이미지가 큰 만큼 오뚜기라면의 내부거래 문제와 함 회장이 오뚜기라면을 통해 얻는 배당수익을 놓고 소비자들의 반감도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의 이미지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오뚜기라면의 내부거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실질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강경한 태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019년 9월 취임 이후 자산규모 5조 원 미만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자산총액이 2조 원을 넘는 중견기업으로 경제개혁연구소 등이 일감 몰아주기 의심사례로 꼽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의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지속적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오뚜기라면의 오뚜기 합병 등 방안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