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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합병 삼성물산 국내 주택사업 유지할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08-07 14: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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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합병 삼성물산 국내 주택사업 유지할까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지난달1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를 마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오랜 침묵을 깨고 서울 강남의 재건축 수주전에 다시 뛰어들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취임한 뒤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삼성물산의 주가관리 차원에서 국내 주택경기 활황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사업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사장이 삼성물산의 이번 수주전 참가를 계기로 국내 주택사업을 다시 확대할지 주목된다.

◆ 삼성물산,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어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부근의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참가해 GS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4일 서초구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연말에 시공사를 선정한다.

무지개아파트는 서초동 삼성타운 인근 5개 재건축단지 가운데 1074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다. 무지개아파트는 주변 우성 1 ,2, 3차 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와 더불어 사각형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구성돼 있다.

삼성물산은 우성 1, 2, 3차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이미 수주했다. 우성 2차아파트는 재건축이 끝나 9월 '래미안 에스티지S'라는 이름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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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삼성물산은 무지개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주해 삼성타운 일대에 5천여 가구의 '서초 래미안타운'을 조성하려고 한다.

삼성물산은 5개 단지를 묶는 '서초 래미안타운 마스터플랜'을 공개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래미안타운이 조성돼야 집값이 올라간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오는 9월 4일 시공사 입찰공고를 내고 10월 29일까지 입찰을 받는다. 그 뒤 두 차례 합동설명회를 열고 12월 말 시공사를 선정한다.

◆ 삼성물산, 합병 이후 주택사업 확장하나

삼성물산은 그동안 축소해 왔던 국내 주택사업을 다시 확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소극적이었다. 삼성물산은 2011년부터 재건축사업을 1년에 1건만 수주하더니 최치훈 사장이 취임한 2013년 12월 이후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재건축조합이나 방배동 재건축사업도 입주민이 나서 삼성물산에 재건축을 의뢰했지만 삼성물산은 거부했다.

최치훈 사장은 취임 이후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을 계속 줄였다. 최 사장은 지난해 주택사업부를 빌딩사업부로 통합했다. 삼성물산에서 주택사업을 담당하던 직원들 수백 명도 이 과정에서 회사를 떠났다.

삼성물산은 분양물량 역시 줄였다. 삼성물산이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주택사업은 자양4구역에 주상복합·오피스텔 180세대 1건에 불과하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부동산 활황을 맞아 공급을 크게 늘린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놓고 삼성물산 안팎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최 사장이 국내 주택사업을 위험요소가 많은 사업으로 보고 비중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된 뒤 최 사장이 삼성물산의 실적과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위한 절차를 모두 끝낸 뒤부터 국내 주택사업에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합병 삼성물산은 하반기 주택분양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8곳에서 3천여 세대의 주택을 공급한다.

삼성물산이 앞으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도 활황을 보이는 국내 주택사업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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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 최치훈의 글로벌 전략, 래미안 브랜드 명맥만 유지하나


그러나 삼성물산이 이번에 무지개아파트 수주전에 참여한다고 해서 앞으로 국내 주택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국내 주택사업에 대해 강남권이나 한강변 그리고 사업성이나 분양성이 우수한 입지에 한해 선별적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최치훈 사장이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래미안이라는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국내 주택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해석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하는 것”이라며 “주택사업 확장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무지개아파트의 재건축의 경우 그 입지적 특성 때문에 다른 건설사에게 수주를 빼앗길 경우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어 수주에 나섰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지개아파트 주변에 삼성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다른 건설사에게 재건축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제일모직과 합병해 탄생하는 통합 삼성물산에서 국내 주택사업을 축소하려고 한다.

삼성물산은 ‘합병 삼상물산의 비전과 시너지’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부문을 지난해 매출 16조2천억 원 규모에서 2020년 23조6천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병 삼성물산에서 건축과 토목, 플랜트사업은 확대하지만 국내 주택사업은 지난해 매출 2조4천억 원에서 2020년 매출 2조 원대 규모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는 유지하겠지만 삼성물산 주택사업의 양적 성장은 더 이상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합병 삼성물산이 이런 계획을 세운 데 대해 최치훈 사장이 국내 주택사업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을 줄이는 데 대해 내부반발이 있자 “삼성물산은 국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라며 “앞으로 해외인력만 채용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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