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계열사로 꼽힌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지분을 처분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대할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도 배당을 통해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지닌 건설사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8년 배당성향(연결기준) 30.4%를 보여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성향이 30%를 넘겼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연결기준으로 2번째로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롯데건설(21.2%)보다 9%포인트 이상 높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과 2016년에도 각각 27.2%, 22.8%의 배당성향을 보이며 다른 대형건설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준을 보였다.
배당성향은 전체 배당금을 그해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배당을 많이 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에 쓰일 자금 마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정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배당규모를 크게 늘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매년 1주당 1만2천 원씩 1년에 870억 원을 배당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 합병하기 전인 2012년에는 1주당 500원을 배당해 1%대 배당성향을 보였다. 2013년에는 2012년보다 순이익이 늘었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89만327주(11.72%)를 보유해 현대건설에 이은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매년 현대엔지니어링 배당으로 1주당 1만2천 원씩 세전으로 107억 원을 받은 셈인데 최근 5년 동안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받은 배당금을 합치면 세전 535억 원에 이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당분간 매년 1주당 1만2천 원씩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해 정 수석부회장의 쏠쏠한 자금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결국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매각해 수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배당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 기업 규모가 2배가 커졌는데 배당규모는 예전 현대엠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실적을 놓고 얼마를 배당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정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5.1%)로 있던 회사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 전 매년 400억~500억 원을 배당하며 고배당 논란이 일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