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되기 전에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쏜 것인가?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희망퇴직을 받기로 하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겠냐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5월에 희망퇴직을 받은데 이어 12월에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0년 1월12일까지 소속 부서장의 결재 없이 인사팀에 바로 신청하면 희망퇴직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직원 익명채팅방에는 2019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이 회사 측의 일방적 통보로 중단됐다는 사실을 전하는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의 글을 퍼나르며 직원들의 투쟁의견을 결집하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채팅방에 올라온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의 글에는 사원복지의 축소를 향한 비판과 함께 노조 집행부가 직원들에게 고용보장과 관련한 의견을 모아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는 채팅방에 “쟁의대책위원회는 22일 긴급회의를 통해 우리의 고용승계와 권리를 위해 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며 “조합원은 쟁의대책위원회의 투쟁명령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8조79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신주발행으로 2조12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에 넣으면 부채비율을 낮추고 안정적 재무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1월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인수 후 신규출자를 2조원 이상 하게 되면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6조 원에 이르는 나머지 부채가 적지 않은 액수인 만큼 앞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져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HDC그룹에 긍정적 기여를 하기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직원들의 불안한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