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를 이끄는 핵심축인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는 일찍이 ‘틈새시장’을 공략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다른 금융회사가 진출해 있는 사업에 나서기보다는 다른 금융회사들이 비교적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분야를 선점해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강점인 부동산금융 경쟁력을 살려 해외로도 발을 넓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인도 부동산펀드인 ‘에델바이스 얼터너티브 솔루션 트러스트’의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 펀드의 규모는 10억 달러로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자의 출자금액은 4억2500만 달러로 전해진다.
이 펀드가 인도 주거용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인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 범위를 해외로도 넓힌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재건축 관련 기회를 만드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조 회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항공기금융에 큰 관심을 두기 전부터 항공기금융에 적극 나서 수익을 내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6년부터 항공기에 투자한 결과 현재 24개 항공기의 리스료를 받고 있다. 항공기금융에 일찍 나선 만큼 국내 증권사 가운데 ‘항공기금융 강자’로 꼽히고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기금융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일찍부터 항공기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의 항공기 관련 투자는 국내 항공기금융 성공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도 보험업황 악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틈새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반려동물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반려동물보험시장을 선점한 결과 독보적 1위에 올라 있다.
메리츠화재가 내놓은 ‘펫퍼민트 퍼피앤도그보험’은 1~8월 누적 판매건수 1만2천 건을, ‘펫퍼민트 캣보험’은 4~8월 누적 판매건수 1700건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을 비롯한 다른 손해보험회사들도 메리츠화재를 뒤따라 펫보험을 내놓고 있지만 메리츠화재와 경쟁할 수준에 이르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가운데 펫보험 가입 인구가 1~2%에 그쳐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반려동물보험시장에 일찍 진출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식으로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의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6년 2538억 원, 2017년 3552억 원, 2018년 4338억 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증권가의 전망을 종합하면 2019년에는 4937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업황 악화에도 지속적으로 신계약을 유치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보험료수익은 2016년 6조19억 원, 2017년 6조4287억 원, 2018년 7조1073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 8조42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1년 전보다 3.8% 늘어난 766억 원을 냈다. 상위 5개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1년 전과 비교해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