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안젤리쿠시스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선호하는 해운그룹인데 이 그룹 소속으로 세계 1위 LNG선사 마란가스가 보유한 LNG운반선 45척 가운데 35척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을 정도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운반선도 10척 가운데 7척이 마란가스의 발주물량이었다.
◆ 해양플랜트, 발주 지연 물량에 예상 밖의 LNG 관련 설비까지
2020년은 올해보다 많은 해양플랜트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의 FLNG '프렐류드(Prelude)'.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와 호주 브로우즈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들, 베트남 블록B 프로젝트에 쓰일 고정식 플랫폼의 상부구조물(Topside) 등 여러 설비의 입찰 결과 발표가 죄다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LNG 관련 해양설비 발주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어 조선3사가 내년 해양플랜트 수주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표적 발주건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부유식 LNG설비(FLNG) 3호기로 가봉의 해양가스전 개발계획에 쓰일 설비다.
페트로나스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부유식 LNG설비 1호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호기는 삼성중공업이 건조 막바지 작업을 끝낸 뒤 2020년 2월 출항한다. 두 조선사는 3호기 수주를 기대해봄직 하다.
미국 델핀도 부유식 LNG설비를 최대 4기까지 발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델핀과 접촉해 기초설계(FEED) 수주를 논의하고 있으며 해양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2020년 중반 첫 설비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노바텍이 일본 선사 MOL을 통해 발주를 준비하는 부유식 LNG저장설비(FSU)도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최대 4기까지 발주 가능성을 점치며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발빠르게 영업전을 개시한 만큼 설비 수주까지 따낼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3사는 애초부터 2020년 발주가 예상됐던 해양플랜트들을 수주하기 위한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진행하는 미얀마 해양가스전 개발계획인 슈웨3(Shwe3)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가스생산·저장·하역설비의 EPC(일괄도급사업) 수주를 놓고 미국 맥더못과 경쟁하고 있다.
현재 두 회사가 모두 EPC 설계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두 설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설비가 발주된다. 예상 발주시점은 2020년 중순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단골'과 쌓아 온 오랜 신뢰관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셰브론이 호주에서 진행하는 잔스아이오(Jansz-Io) 프로젝트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Semi-Submersible FPU)를 수주하기 위한 입찰 참여를 조기에 결정했다.
셰브론은 지금까지 16조 원 규모의 14개 프로젝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단골이다. 멕시코만에서 진행하는 앵커 프로젝트용 반잠수식 원유 생산설비의 선체(Hull)도 앞서 13일 대우조선해양에 맡겼다.
삼성중공업은 북반구에서 진행되는 해양자원 개발계획용 해양플랜트를 안정적으로 수주하기 위해 노르웨이 EPC회사인 아커솔루션, 크베르너와 3자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의 선체를, 두 건설사가 상부구조물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 컨소시엄의 첫 공동작업은 노르웨이 국영에너지회사 에퀴노르가 진행하는 캐나다 베이두노르드(Bay Du Nord)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의 수주전이다. 2020년 상반기 안에 설비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