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IBK기업은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반 전 수석이 선임된다면 10여 년 만에 외부 출신 기업은행장이 되는데 기업은행 내부 반발이 강하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인사검증을 통해 반 전 수석을 다음 기업은행장에 내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출신으로 반 전 수석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내부 출신으로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이 기업은행장 후보에 올랐지만 반 전 수석이 최종 낙점됐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후보를 임명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쳐 선임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27일로 임기를 마치는 만큼 정부는 이르면 20일 반 전 수석 임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장은 2010년 조준희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
김도진 행장이 뒤를 이으면서 3연속으로 내부출신이 맡아왔다.
반 전 수석은 정통 예산기획 관료로 금융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
1975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2년가량의 은행 근무경험이 있다는 점을 빼면 30년 넘게 기획예산처 등에서 예산기획 업무에만 몸담아왔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 점을 들어 반 전 수석 선임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정부 영향력은 인정할 수 있지만 금융 전문가가 아닌 행장 선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본점의 한 직원은 “외부출신 은행장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며 “저금리와 국제무역 분쟁 등으로 나빠질 영업환경을 경험 없는 은행장이 잘 헤쳐갈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반 전 수석 등 외부 출신 은행장의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여러 대응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 위원장은 18일 서울시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행장은 기업은행 안에 한 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외부출신 행장이 선임된다면 출근 저지에 나설 뜻을 보였다.
기업은행 노조의 상위노조인 금융노조는 외부출신 행장이 선임된다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력을 파기하고 내년 총선에서 관련자 낙선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업은행 내부 반발이 커짐에 따라 정부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기업은행은 과거에도 내부 반발을 통해 선임이 유력했던 외부출신 행장 후보자를 내부출신으로 바꾼 적이 있다.
2013년 24대 기업은행장 선임 당시 박근혜 정부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후보자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에 강력히 반대했고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이에 합세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내부출신인 권선주 부행장을 임명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은행 내부 반발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외부출신 행장 선임이 없었다는 점도 정부가 반 전 수석을 임명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