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이 올해 초 약속한 100회 행복토크 개최를 이뤄낸 것을 두고 놀랍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인도 아닌 재벌그룹의 총수가 '사회적 가치와 행복 추구'라는 경영철학을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토크쇼를 우직하게 이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행복토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SK그룹 직원들은 최 회장이 100회 토크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서 구성원의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파하는 최 회장의 말에 진심이 담겨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100회에 이르는 행복토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자발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그것을 사회의 행복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의 변화”라며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구성원들이 조금 더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그동안 사회적 가치를 설파하며 느꼈던 답답함을 해소할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최 회장의 말을 두고 SK그룹 안에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적지 않아 속앓이를 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 정도로 폄하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최 회장은 그동안 임직원들과 사회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을 계속해서 구상해왔다. SK그룹이 진정성 있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내부 구성원들의 ‘냉소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올해 7월 열렸던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경영을 추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SK그룹 내부의 냉소주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100회를 모두 마친 행복토크는 그런 냉소주의 극복을 위한 최 회장의 고민이 담긴 행사였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관련한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그룹 직원들로부터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 낸 것으로 재계에서는 평가한다.
실제 최 회장이 행복토크를 마친 이후 SK그룹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그룹에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의 의미를 처음에는 알기 힘들었지만 행복토크 이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룹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행복토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100회에 이르는 행복토크에서 줄곧 ‘구성원의 행복이 결국 사회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그룹 구성원들이 사회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막연한 이야기보다 구성원들에게 좀 더 피부에 와닿도록 하기 위해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도입한 것이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직원들의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토크를 진행했다. 갑작스럽게 사내게시판에서 지원자를 받아 당일에 최 회장과 함께 식사를 하는 ‘번개모임 형식’, 임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토론하는 ‘복면가왕 형식’, 임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질문을 던지면 최 회장이 라디오 게스트처럼 별도로 마련된 방송실에서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 등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행복토크가 SK그룹 내부를 '사회적 가치'로 묶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최 회장은 앞으로도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