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순이익을 크게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병원 방문자와 차량 운행 건수가 줄어들어 순이익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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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영향을 받아 올해 하반기에도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일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2분기 장기보험의 위험손해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했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상당부분 떨어지는 등 보험영업이익 개선이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508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2분기보다 평균 5% 증가한 것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병원 방문자나 자동차사고가 늘어날수록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사의 이익이 줄어든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들은 메르스가 확산된 6월 동안 올린 평균 진료실적이 지난 2~5월 동안의 평균 진료실적보다 23% 줄었다.
국내 교통중심지들도 메르스 확진자가 나타난 5월20일 이후 1개월 동안의 교통량이 직전 1개월보다 1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이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손해율 85.5%를 기록했다. 이 손해율은 1분기보다 0.7%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동부화재는 올해 2분기에 순이익 1427억 원을 냈는데 이는 역대 2분기 순이익 가운데 최대 실적이다. 현대해상은 2분기에 순이익 884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증가한 것이다.
정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삼성화재보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등 2위권 회사들의 실적 개선폭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순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효과가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손해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월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5%씩 올렸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도 평균 3% 인상했다. 자동차보험 갱신주기가 1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난 보험료 인상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손해보험사들은 대부분의 이익을 장기보험에서 내지만 자동차보험의 영업이익이 이익 개선주기의 실질적인 방향성을 결정한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4개월 째 하락하는 점을 보면 손해보험사들이 이익 개선 구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