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내년 7월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보려 하지만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불거진 의혹을 두고 검찰수사가 확대되면서 사업 추진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12월 안에 민간공원 우선협상대상자 가운데 아직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4곳과 협약을 맺고 사업시행자 지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1월 말까지 10곳의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약 체결을 끝내고 본격적 사업을 진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민간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자 특혜 의혹을 놓고 검찰의 수사가 늦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수사가 확대하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동력을 유지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검찰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 추진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금융권도 사업 추진이 정상적으로 안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출을 해주는 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교통영향평가, 실시계획인가, 고시 등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할 때 내년 7월 공원일몰제가 시행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점은 이 시장에게 부담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무산돼 공원시설에서 해제되면 그동안 제한됐던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져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내년 7월1일 실효되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시설에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공원 일부에 아파트 등을 건립하고 민간사업자가 남은 지역을 도시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시장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속도를 내고 싶어 하지만 주변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
이 시장으로선 11월15일 정종제 행정부시장과 윤영력 광주시 감사위원장의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11월 말 검찰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셈법이었지만 오히려 검찰수사가 확대되고 있어 당혹스럽다.
11월19일 이 시장의 최측근이자 복심이라 할 수 있는 정무특보 사무실의 압수수색에 이어 민간공원 특례사업 참여업체인 한양건설과 호반건설의 압수수색이 각각 11월21일, 12월4일 이뤄졌다.
이 시장은 7일 직접 페이스북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해명글을 올리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시장이 직접 나서서 민간공원 관련 압수수색 등으로 시청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을 독려해 자칫 떨어질 수 있는 시정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시정을 놓고 불거진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해 확대·재생산되는 의혹을 가라앉혀 신뢰회복을 위한 시도로도 풀이된다.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광주시 환경생태국장 A씨의 첫 재판도 11일 열렸다.
A씨는 지난해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1·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표를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에 유출하고 상급자들과 함께 최종순위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광주시 고위직까지 영향을 미칠 수 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