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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빠진 롯데 가족모임, 경영권 승계 반전 드라마 쓰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7-31 18: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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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빠진 롯데 가족모임, 경영권 승계 반전 드라마 쓰나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일가가 1998년 고향인 울산 둔기리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시게미츠 하츠코씨, 신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아들 정훈,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 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큰 며느리 조은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회장의 장녀 규미, 둘째 며느리 시게미쓰 마나미, 신회장 아들 유열, 차녀 승은씨.<뉴시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롯데그룹 경영권 후계자 분쟁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가족모임을 통해 형제 다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신 총괄회장의 선친 신진수씨 기제사가 31일 서울 성북동에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집에서 열렸다.

이날 기제사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동생 신선호(82) 산사스 회장,  넷째동생 신준호(74) 푸르밀 회장,  여동생인 신정희(67) 동화면세점 사장, 김기병(77) 롯데관광개발 회장 부부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과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신동빈 회장 등은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어머니 시게미츠 하츠코씨는 한국을 방문하면서 "기제사가 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기제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제사가 끝난 뒤 신선호 사장은 "가족회의 없이 제사만 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 일가들은 표면적으로 기제사 참석을 위해 모였지만 27일 이후 불거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놓고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제사를 마친 뒤 신동빈 회장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호 회장은 31일 귀국길에 취재진들에게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괜찮다”며 신 총괄회장이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한 데 대해 정상적 의사결정이었음을 확인했다.

  신동빈 빠진 롯데 가족모임, 경영권 승계 반전 드라마 쓰나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산사스 회장이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시스>
이는 신동빈 회장 측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 등이 강제로 일본으로 데리고 가 일을 꾸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기제사나 가족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롯데그룹 가족모임에서 ‘반 신동빈 전선'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만큼 신 회장이 기제사 참석을 핑계로 가족들과 만나 화해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결국 신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분쟁이 신 회장에게 불리한 쪽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신 회장은 28일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퇴진시키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굳혔다. 신 회장은 또 우호지분의 과반 이상을 자신하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 지분을 손에 넣지 않는 한 신동빈 체제 구축은 불가능하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사장은 31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 회장이 다음달 3일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 다 났는데 (신 회장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 회장의 가족들이 반 신동빈 전선을 구축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왜 그분들이 나서 싸움을 부추기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해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서 다니느냐. (형제간) 싸움과정에서 반대급부를 노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가 '신동빈 대 나머지 가족'으로 대결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중국사업에서 1조 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아 격노하고 신 회장을 물리칠 생각을 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동빈 회장은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통합경영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고령인 아버지의 건강상태를 빌미로 ‘왕권’을 찬탈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진실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신 회장이 조만간 귀국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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