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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왜 NH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협업 강조하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7-31 1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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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 왜 NH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협업 강조하나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본부 신관 대강당에서 시니어 대표브랜드 'NH ALL100플랜 선포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자리다.

NH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와 분리된 자회사다. NH농협금융은 농협법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고 4개월이 지났다. 김 회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임 위원장은 ‘조정의 달인’으로 농협중앙회와 관계를 완만하게 구축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을 출범하는 등 농협금융지주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도 농협중앙회와 밀접히 관계를 유지하면서 NH농협금융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김용환의 과제, NH농협금융의 수익성 강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협중앙회와 협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NH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등 범농협 회사들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NH농협금융 안에 글로벌전략팀을 만들었다. 글로벌전략팀은 농협중앙회의 농업기술이나 유통 노하우를 NH농협금융의 금융서비스와 연계할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한다.

김 회장은 국내에서 농협중앙회를 NH농협금융의 자산운용사업 기반으로 쓰려 한다. 김 회장은 NH-CA자산운용의 채용인원을 대폭 늘리는 등 자산운용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현재 97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기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이 보유한 운용자산을 더해 200조 원의 자산을 확보하려 한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이 각 계열사에서 자산운용을 하는 것보다 전문적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것이 낫다”며 “은행과 보험이 전통적 업무에 집중하는 동안 자산운용에서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수익성을 강화하려면 농협중앙회와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지원을 받아야 NH농협금융의 순이익 부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은 총자산 기준으로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에 이은 국내 4대 금융지주사다. 그러나 NH농협금융은 순이익으로 따지면 7위로 떨어진다.

NH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목표치를 초과한 437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 순이익은 1위 신한금융의 1조2841억 원의 30% 수준이다. NH농협금융은 우리은행(5169억 원)과 IBK기업은행(6769억 원)보다도 2분기 순이익이 적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은 대체로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비중이 전체에서 약 8대2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며 “NH농협금융은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김용환, 왜 NH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협업 강조하나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9일 화천군 전통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보고 있다.

◆ 김용환은 농협중앙회와 어떻게 줄타기를 할까


김 회장이 NH농협금융의 수익성 확대를 위해 농협중앙회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NH농협금융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법 제144조에 따라 자회사인 NH농협금융은 물론이고 NH농협금융의 계열사들에 대해서도 주요 경영사안을 관리감독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전임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비슷한 경영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특수한 관계를 존중하면서도 금융사업의 독립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4월 취임사에서 “상황에 따라 좌고우면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제도와 시스템에 따라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일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중앙회와 금융부문에서 서로 이익을 낼 수 있어야 실물과 금융이 결합한 좋은 모델도 만들어진다”며 “정보를 자주 교환해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그는 NH농협금융 회장이 되기 전까지 농협중앙회와 별다른 관계를 맺지도 않았다.이 때문에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중앙회도 김 회장이 취임한 뒤 NH농협금융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 김용환, 임종룡과 ‘닮은꼴’

김 회장은 전임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비슷한 면이 많다. 김 회장과 임 위원장은 재정관료 출신으로 원만한 성품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재정경제부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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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와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등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 일했다. 그는 이후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김 회장과 임 위원장은 양쪽 모두 성품이 온화하다. 두 사람은 금융권과 민간회사 쪽 인맥이 고루 넓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임 위원장처럼 농협중앙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위원장은 역대 NH농협금융 회장들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2월 임 위원장의 NH농협금융 회장 퇴임식에서 그를 ‘농협의 소중한 인재’라 부르기도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농협중앙회 지역조합장들과 소통을 늘리는 등 농협중앙회 전반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며 “엘리트 관료답지 않게 NH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모습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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