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경영자의 등장으로 보수적 제약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경영세습' 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높아지고 있다.
▲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왼쪽)과 조성환 조아제약 부회장(오른쪽).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를 위주로 주식 증여 등의 방법을 통해 오너2세와 3세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조성환 조아제약 부회장은 최근 지분을 물려받으며 경영권 승계작업에 들어갔다.
조원기 조아제약 회장은 10월 장남 조성환 대표이사 부회장과 차남 조성배 대표이사 사장에게 각각 75만 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은 12.24%로 줄었고 조 부회장의 지분은 6.53%, 조 사장의 지분은 2.65%가 됐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증여로 조아제약의 2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 부회장은 1970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원을 마쳤다. 2002년 조아제약에 입사한 뒤 2004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조 사장은 1972년에 태어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조아제약의 자회사 메디팜에서 근무하다 201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조 부회장이 조아제약의 해외사업과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으며 조 사장은 국내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도 최근 지분을 승계 받으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은 9월 류 부회장에게 190만 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류 부회장의 지분은 6.78%에서 13.94%로 뛰어올랐고 류 회장의 지분은 10.1%에서 2.95%로 줄었다.
류 부회장은 1982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마쳤다.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한 뒤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 2014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류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편법 없이 가업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뜻을 밝혀 왔다.
조아제약과 경동제약 이외에도 유유제약, 삼일제약 등에서도 지분 승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고령의 경영진을 대신해 3040세대 경영자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급변하는 제약시장 변화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너2세와 3세들은 해외 유학과 다국적 회사 등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거나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경영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젊은 경영자로의 경영권 승계를 두고 '세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희원 KDB미래전략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중소기업 가업승계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일부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 결여와 도덕적 해이, 불법상속 등의 이유로 가업승계에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며 “중소기업 스스로 적합한 후계자 양성과 투명한 가업승계 절차 등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한 자발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