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벌이는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 분쟁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주장하며 신 총괄회장의 의사결정을 깎아내리고 있다.
|
|
|
▲ 일본에서 돌아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28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판단력은 정상적이라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30일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에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이용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 핵심인물의 해임을 시도한 것으로 본다”며 “신 총괄회장이 이성적으로 경영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면 정상적 인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롯데 임원 해임지시서에 평소처럼 도장을 찍은 것이 아니라 서명을 했다는 사실도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건강에 이상이 없고 매일 사업보고를 직접 받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밝혀왔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27일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해임한 직후 쓰쿠다 부회장을 향해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이런 신 총괄회장의 태도도 곧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고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강조한다.
신 전 부회장은 니혼게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1년 반 정도 전에 골절돼 수술을 받았으며 한때 휠체어 신제를 졌으나 이제 지팡이에 의지해 걸을 수 있다”며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나를 해고한 뒤 신동빈도 '회장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들의 해임을 지시한 문건과 서명을 공개하며 "신 총괄회장이 건강하며 판단력도 충분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