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메드팩토 대표가 코스닥 상장에 힘입어 암세포 주변환경을 조절해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김 대표는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모두 신약 개발에 투자해 임상 속도를 높인 뒤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암제 개발에서 암세포 주변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메드팩토의 코스닥 상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메드팩토는 코스닥 상장 바이오회사 테라젠이텍스에서 2013년 분리돼 세워진 회사로 항암신약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인 최초로 게놈 염기서열을 해독한 암 분야 전문가다.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응용생물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국립보건원 종신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귀국 뒤 가천대학교 암당뇨연구원 원장과 CHA의과학대학교 암연구소장, 테라젠이텍스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메드팩토는 5일부터 6일까지 수요예측, 10일부터 11일까지 청약을 거쳐 19일에 코스닥에 상장된다. 예상되는 시가총액 규모는 3435억 원에서 4344억 원 사이다.
김 대표는 최신 항암신약 개발경향에 맞춰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동시에 조절하지 않고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제만으로는 암을 정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항암신약이 암세포만을 목표로 삼아 개발됐다면 최근 개발 경향은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조절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김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신약 ‘백토서팁’도 이러한 최신 경향에 맞춰 암세포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는 TGF-β의 신호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다.
특히 백토서팁은 TGF-β를 억제해 다양한 항암제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할 수 있어 거의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을 기존 화학요법제와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
백토서팁은 임상에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MSD로부터 면역항암제 ‘임핀지’와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메드팩토의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은 “TGF-β 신호전달 저해제 후보군 가운데 백토서팁은 선택성이나 약효, 독성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열린 미국 면역항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백토서팁의 임상1b상과 임상2a상의 초기 결과에 따르면 항암치료에 실패한 대장암 환자에게서 의미 있는 객관적 반응률(사전 정의된 기간에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백토서팁을 병용투여하면 면역을 활성화하고 전이와 항암제 내성을 억제해 치료효과가 극대화된다”며 “백토서팁은 기존 모든 암치료 방법과 병용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500억 원 정도의 자금 전액을 백토서팁을 포함한 후속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비로 사용해 임상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모자금의 절반가량이 백토서팁 개발에 투자된다.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상 비용과 임상을 위한 시료 생산에 사용한다.
또 2021년부터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백토서팁 등 메드팩토의 신약들의 기술이전을 시작한다.
김 대표는 11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임상을 통해 백토서팁의 확장성과 시장성을 입증할 것”이라며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 수입으로 2021년에 매출 741억 원, 2022년 매출 914억 원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