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5일 부산 조선웨스틴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에서 수주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협약을 맺으며 국내 건설사들의 인도네시아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중동 시장에서 수주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과 관련해 비중동지역, 비석유시설 관련 대규모 발주 가능 물량이 나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계획이 가시화하며 발주가 시작되면 국내 건설사들이 도전해볼 만한 사업인 것은 분명하다”고 바라봤다.
손 실장은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에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주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은 최근 인도네시아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시장에서 수주경험도 비교적 풍부해 수도 이전사업에서 수주기회를 잡는 데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10월에 인도네시아 국영건설사 후따마까리야와 국책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후따마까리야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기업인데 인도네시아에서 인프라 공사에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과 인프라사업, 정유공장 사업 등에서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며 “국영기업과 협력을 통해 현대건설의 해외공사 경험과 기술력, 금융주선 능력과 후따마까리야의 현지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에서 1973년 자고라위 고속도록 공사를 시작으로 25건, 약 31억 달러의 공사를 완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푸상안 수력발전소 등 2개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서도 인도네시아시장에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수주한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의 ‘발릭파탄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는 새로운 수도가 들어서는 곳과 20km 거리에 불과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롯데건설도 인도네시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해외사업 비중이 매우 적은 곳으로 평가됐지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해외사업의 거점국가로 삼아 아세안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롯데그룹이 유통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베트남과 함께 인구가 많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셈이다.
롯데건설은 인도네시아에서 실질적 수주성과도 거뒀다. 그라티 가스복합화력사업을 완공했고 발전플랜트 공사인 리아우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가파른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아세안에서도 잠재력이 큰 나라로 꼽힌다”며 “발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인도네시아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해 나가면서 주택과 토목분야 사업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의 행정 중심지 기능을 보르네오섬의 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카르타는 경제와 금융을, 새로운 도시는 행정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에는 약 4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공재정과 민관 합동투자, 민간투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5일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2011년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미래형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해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미래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 경험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는 스마트시티, 친환경도시, 안전한 도시로 개발될 것”이라며 “한국의 발전된 기술들이 수도 이전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