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 정리를 계기로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의 콜옵션 행사로 기존에 들고 있던 카카오뱅크 지분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한도초과 보유 승인을 전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승인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계획했던 대로 22일 777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 145.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소폭 밑돌아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번 자본 확충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9월 말 기준 4조6443억 원에서 약 5조1700억 원까지 증가하고 영업용 순자본비율(옛 NCR)은 20%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유동성 자기자본을 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인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투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정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뜻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 정리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 참여하는 것”이라며 “자본여력을 확충하고 소액주주 가치를 희석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추가적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뱅크 지분 정리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비은행지주로 돌아온다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데 긍정적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7년 4월 카카오뱅크 지분 50%를 보유하게 되면서 은행지주로 전환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규제받았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은행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금융지주회사를 은행지주사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하기 이전과 비교해 투자에 나서는 데 부담을 안고 있었는데 투자를 제한하던 '족쇄'가 풀린 셈이다.
정 사장은 넉넉해진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개인고객그룹장으로 일하면서 우량 매물들을 직접 발굴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해외부동산시장에서 수익성이 좋은 매물들을 찾아 투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금융투자회사들이 많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해외부동산은 여전히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로 꼽힌다"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비은행지주로 전환되면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지주로서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