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세 곳이 조만간 직급체계 개편을 확정한다.
이미 내부적으로 기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매니저, 시니어매니저 등 3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직급체계와 호칭 개편은 현대차그룹의 기조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9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일반직 직급체계를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였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과 현대차증권도 직급체계를 축소했다.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직급제계를 간소화하고 있다.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고 불필요한 보고체계도 줄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사소통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창의적 업무 환경이 조성된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일부 직원들은 직급체계 변화가 낳을 긍정적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급여와 복리후생 등에 변화가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카드에 몸담고 있는 한 직원은 “직급체계 간소화에 맞춰 연봉 산정기준도 복잡하게 변하는데 이 변화가 내 연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연봉과 관련한 세부적 사안은 인사팀에서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현대차그룹 변화에 따른 후속조치인 만큼 다들 따르는 분위기”라면서도 “사원 등은 기존 4~5년을 다니면 승진할 수 있었는데 새 직급체계가 도입되면 승진하기까지 기간이 8~10년으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 때문이라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카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업 자체의 매력도가 높지 않은 만큼 상장과 관련해 부정적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지점과 사무소를 더해 89개였던 현대카드 영업점포 수는 올해 6월 말 53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는 2428명에서 1995명으로 433명(18%) 줄었다.
정태영 부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회사의 다섯 단계 직급을 세 단계로 수평화하는 작업이 반 년의 연구와 수정 끝에 직원들의 의견 수렴과 공지 단계”라며 “직원들의 자부심을 올리고 실생활에서 쓰기 편하고 남들이 이해하기 쉽고 회사의 참신성을 살리고 한국뿐만 아니라 10개국에서 단일하게 통일하는 호칭이라 가볍게 정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