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에도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조 사장은 올해 우리종합금융을 맡아 가파른 성장세를 이끈 만큼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5일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조 사장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서도 올해 경영성과가 가장 좋아 연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조 사장은 12월2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조 사장의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11월 말부터 그룹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내년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 후보를 선정한다.
그룹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다.
선정된 후보는 우리종합금융 이사회를 통해 선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조 사장은 실적만 놓고 보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아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종합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58억 원을 거뒀다. 역대 한 해 동안 거둔 최대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나 증가한 것으로 최근 시장금리 하락 등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장은 올해 손 회장의 기업투자금융(CIB) 강화 전략에 맞춰 우리종합금융의 투자은행(IB)부문을 강화했는데 그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종합금융 관계자는 “투자은행업무의 수수료 수익이 대폭 늘어나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우리종합금융의 투자은행 역량 강화를 위해 외환, 금리, 원자재 등과 관련된 파생상품을 다루는 FICC금융부와 채권발행을 통해 기업의 자본조달업무를 돕는 DCM부 등을 신설했다. 외부 증권사 인력도 활발하게 영입했다.
증권업계 인력들은 앞으로 증권사로 전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우리종합금융으로 이직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종합금융은 내년 4월로 종합금융업 면허가 만료되는 메리츠종금증권을 빼면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다. 종합금융사는 주식위탁매매를 제외한 증권사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조 사장이 올해 실적 증가를 이끈 덕분에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그룹 안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커졌다.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은 2017년까지 주로 우리은행 부행장급이 이끌었다. 조 사장은 이보다 직급이 높은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 출신으로 선임 당시에 우리종합금융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는데 이를 충족한 셈이다.
손 회장은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른 우리금융지주 자본부담에도 2200억 원을 들여 우리은행 본점 맞은 편에 있는 회현동 우리금융남산타워를 매입해 10월 우리종합금융을 이전했다.
이 결정을 두고 손 회장이 우리은행과 협력을 통해 우리종합금융을 그룹 주력 계열사로 키우기 위한 포석을 뒀다는 말도 나왔다.
다만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 가능성은 조 사장의 연임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활발하게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며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로 전환하게 된다면 증권사 경험이 풍부한 외부 최고경영자가 이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조 사장은 1961년 4월10일에 태어났다. 1987년 경희대학교 경영학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에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2018년 연말까지 30여 년 동안 우리은행에서만 근무한 은행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2018년 12월27일부터 우리종합금융을 이끌어 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