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얼마나 참여할까?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한 이후 줄곧 투자 수익을 목표로 하는 재무적투자자(FI)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박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신뢰관계 등에 비춰볼 때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직간접적 경영참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하기까지 오랜 시간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투자로 수익을 낸 뒤 바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HDC현대산업개발과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경영전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인력을 파견할 수 있지만 보유지분에 제한이 있는 만큼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렵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20%로 제한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투자(PI)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20%을 직접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오래 전부터 항공업에 관심을 보인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경영참여에 큰 관심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그룹이 앞서 다양한 인수합병 거래에 참여했어도 기업경영은 결국 다른 기업들에 맡겼다는 점에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경영방향에 자문을 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이 신뢰를 쌓은 데는
박현주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개인적 친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77학번)과 정 회장(80학번)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로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는 데도 두 사람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HDC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주식을 미래에셋대우가 전부 사들이면서 서로를 향한 굳건한 신뢰를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오너경영인인 두 사람이 돈독한 친분을 쌓아왔던 점에 비춰볼 때 박 회장은 정 회장과 스스럼없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관련 의견을 나누며 실질적 경영 파트너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박 회장과 정 회장은 항공업 및 항공사 운영과 관련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미래에셋그룹과 HDC그룹이 보유한 호텔, 면세점 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데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미래에셋대우의 경영참여와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회장은 “무리하면 HDC그룹 혼자서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었지만 여러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현주 회장의 안목이나 인사이트(통찰력)를 얻고 싶어 함께 하게 됐다”며 박 회장을 향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로서 투자에만 나설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지금으로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한 관계자 “
박현주 회장은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며 투자전문그룹으로서 미래에셋그룹의 역할을 강조한다"며 “기업경영에 강점을 갖춘 사람들이 많은데 미래에셋그룹이 굳이 경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