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연임할 수 있을까?
1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정기인사가 12월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기만료가 다가오고 있는 권 사장의 연임 여부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권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권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3년째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권 사장은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역사를 함께 해온 인물이다. 약물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특허기술인 ‘랩스커버리’는 권 사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은 올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미약품은 올해 7월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약 1조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았다. 한미약품 주가는 7월4일 하루 27.26%나 하락하는 등 충격을 받았고 이 당시 급락한 주가는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1월에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의 권리를 반환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한미약품의 잇따른 기술수출계약 권리 반환으로 연구개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술수수료(마일스톤)의 감소로 재무부담의 완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미약품은 2016년에도 기술수출한 폐암치료제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받은 적이 있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은 3연임이 결정됐지만 2017년 올리타의 권리 반환과 더불어 늑장공시 등의 문제가 커지면서 자발적으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당시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2018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권 사장도 이 부회장처럼 기술반환에 따른 한미약품 기업가치 하락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몇 차례의 기술반환이 권 사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던 것은 기술 반환보다는 늑장공시 사태와 한미약품 직원들의 내부자거래에 책임을 지는 의미가 컸다. 반면 올해 기술반환이 일어났을 때는 공시 등에 문제가 없어 이 부회장과 권 사장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권 사장을 향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에서는 '좌관순, 우세창'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권 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임성기 회장의 왼팔, 오른팔로 불린다. 이 부회장이 한미약품 1호 박사, 권 사장이 2호 박사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권 사장과 함께 한미약품을 이끌고 있는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기술 반환된 물질을 제외한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들은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미국에서 다시 시판허가 심사를 받고 있고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등 신규 기술이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