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자본투자를 확대한 성과를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 축소와 해외사업 발주 감소 등으로 본업인 시공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을 대비해 올해 개발과 운영 분야 투자를 크게 늘렸다.
28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GS건설이 2019년 자본투자를 진행한 인천 송도 토지매입, GS이니마를 통한 수처리업체 인수,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플랜트 프로젝트 지분투자 등은 2020년 이후 GS건설의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자본 투자형 업 비중을 늘리며 중장기 실적 성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GS건설은 보유현금이 많을 때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자본투자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GS건설은 성장을 위한 신발끈을 묶고 있는 단계”라고 바라봤다.
임 사장은 올해 5천억 원 규모의 송도 토지매입, 4천억 원 규모의 GS이니마 지분 확대 및 GS이니마를 통한 브라질 수처리업체 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9월에는 GS건설 플랜트사업 최초로 프로젝트 지분 투자도 결정했다. 아직 정확한 투자 규모가 나오지 않았지만 조 단위에 이르는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플랜트 프로젝트의 사업규모를 볼 때 이 역시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풍부한 현금성자산은 임 사장의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GS건설은 2019년을 시작할 때 개별기준으로 1조3725억 원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이후 지속적 투자로 6개월 사이 5056억 원(37%) 줄어 2분기 말 8669억 원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임 사장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며 GS건설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존 현장 종료, 수주물량 감소 등으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0.5% 줄어드는 등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건설은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연간 수주목표를 기존 13조5천억 원에서 11조 원으로, 매출 목표를 기존 11조3천억 원에서 10조5천억 원으로, 주택공급 목표를 2만8천 세대에서 2만 세대로 낮춰 잡기도 했다.
임 사장이 올해뿐 아니라 국내외 수주 위축에 따라 앞으로도 실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자체개발, 지분투자 등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임 사장이 내년에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본투자를 이어갈 가능성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S건설은 2020년 브라질의 수처리기업의 추가 인수 등을 통해 연결기준 실적이 확대될 것”이라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자이에스앤디의 매출까지 고려하면 2020년 연결 대상에서만 8천억 원대 매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GS건설이 2004년부터 진행해 온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도 내년 착공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은 GS건설이 해외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던 2013년 대표에 올라 실적 정상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임 사장에게 2020년은 그동안 진행했던 대규모 투자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셈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 총이익률은 지난해보다 늘며 탄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와 경쟁력 우위사업을 향한 지속적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