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날로 커지는 유럽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차를 내놓을까?
2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앞으로 두 회사의 유럽 친환경차 라인업이 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자동차가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9월10일 선보인 전기차 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 |
유럽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실용성을 추구하며 소형차와 해치백 스타일의 차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서도 i10과 i20, 코나 등 소형급으로 분류되는 차량들의 판매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를 감안할 때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라인업 확장전략이 소형차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최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EV콘셉트카 ‘45’에 기반한 차량이 현대차의 차세대 소형 전기차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유럽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살피는 무대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EV콘셉트카를 공개했다는 것은 유럽시장 반응을 미리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은 당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45는 하나의 양산(전기)차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45가 현대차의 최초 독자생산 차량인 소형차 ‘포니’에 기반해 만들어졌다는 점도 향후 유럽의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모델이 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는 이미 콘셉트카 45에 기반한 크로스오버(CUV) 형식의 전기차 출시계획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통한 전기차 출시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4월에 열린 뉴욕국제오토쇼에 전기차에 기반한 제네시스의 소형 콘셉트카 ‘민트’를 선보였다. 당시 소형 럭셔리카의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민트를 소개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대차는 최근 유럽에 제네시스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공략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인데 G80과 GV80 등 내연기관차 이외에 전기차 모델의 출시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현대차가 24일 공개한 별도자료에도 “제네시스 라인업과 합쳐 2025년까지 모두 16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꾸릴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현재 유럽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는 코나EV는 유럽 전초기지인 체코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용모델로 출시된 아이오닉과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코나를 통해 유럽에서 비교적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
현대차가 1~9월 유럽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모두 4만2562대인데 이는 전체 판매량의 10.6%에 이른다. 전기차만 보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출시에 마음이 급한 쪽은 기아차다.
기아차는 니로EV와 쏘울EV를 통해 유럽을 공략하고 있지만 올해 누적 판매량이 1만460대에 그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2.7%에 머문다.
기아차는 유럽 스테디셀링카인 모닝의 전기차와 유럽 전용 인기모델 씨드의 친환경차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밀리아 에레라 기아차 유럽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9월 오토모티브뉴스유럽과 인터뷰에서 “배터리로 구동되는 피칸토(국내명 모닝)은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조만간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가 기아차의 소형 전기차 출시 검토 이유를 놓고 “유럽에서는 소형차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소형차가 전체 판매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형 전기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점에서도 모닝의 전기차 버전 출시가 유력해 보인다.
스포티지 다음으로 유럽에서 판매량이 많은 해치백 차량 씨드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이르면 내년 초에 출시된다.
기아차는 이미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씨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차종으로 검토하는 모닝과 씨드는 올해 유럽에서 각각 5만9004대, 7만8908대 판매됐다. 기아차의 유럽 전체 판매량 가운데 두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 넘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유럽에서 각각 2종, 모두 4종의 순수전기차(EV)를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차로 범위를 넓혀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차(FCEV)까지 포함하면 두 회사가 유럽에 판매하고 있는 차종은 모두 8종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기존 130g에서 95g으로 27% 급격하게 줄이기로 하는 등 각종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전체 판매차량 가운데 친환경차의 비중을 늘려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는 '맹주'격인 폴크스바겐이 3천만 원대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전기차 id.3를 내년에 출시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라인업 확대가 가속화한다는 점도 현대기아차의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이런 방침을
24일
‘EV 전략 방향성
’과
‘서유럽 시장 이산화탄소 규제 대응 전략
’이라는 별도자료를 통해 공개하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