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사장은 2019년 들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SK건설을 좀 더 이끌어 해외사업 회복이라는 임무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해외사업 전문가로 2017년 1월 SK건설 대표에 처음 올랐다. 2018년 초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놓고 SK건설 해외사업 회복의 중책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년 동안 조기행 SK건설 부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다가 조 부회장이 2018년 말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안 사장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SK건설은 올해 들어 해외 신규시장 개척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 서유럽 플랜트시장에 기본설계(FEED) 분야로 진입한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SK건설은 6월 벨기에에서 석유화학 플랜트 기본설계 계약을 맺었다.
기본설계는 EPC(설계·조달·시공) 앞단에 진행되는 공정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 업체의 기술 장벽이 높아 국내 업체들의 취약분야로 평가돼 왔다.
서유럽은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한 지역으로 국내 플랜트업체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안 사장은 서유럽에 SK건설 플랜트사업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안 사장은 6월 영국에서 유럽 현지의 건설사들과 협력하는 전략으로 민관합작투자사업(PP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라는 쾌거도 올렸다. SK건설은 해외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민관합작투자사업을 진행한 것을 넘어 영국까지 영역을 넓혔다.
개발사업은 시공수익 이외에 지분투자에 따른 운용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단순시공보다 수익성이 좋다.
이런 성과들은 2018년 7월 일어난 SK건설의 라오스 댐 붕괴사고에 따른 이미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것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SK건설 해외사업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만큼 올해 신규시장 개척에 성과를 올린 안 사장이 대표를 계속 맡아 사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해외사업 매출은 2012~2016년 3천억~4천억 원대를 유지했는데 2017년 2200억 원대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1200억 원대로 한 번 더 급감했다.
해외 신규수주는 2016년 8500억 원에서 2018년 3조 원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2013~2015년 평균 5조 원대를 재현하기에는 갈 길이 아직 남았다.
안 사장은 고효율 연료전지 국산화 등 재생에너지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9월 미국 블룸에너지와 국내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합작투자계약을 맺었다. SK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연료전지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SK그룹 관계자는 안 사장 연임과 관련해 “현재로서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