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고객 자산관리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등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산관리부문을 통한 비이자이익을 늘려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야하기 때문이다.
21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개인고객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NH농협은행 부문별로 내년 경영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NH농협은행 본부 안에 자산관리 전담조직을 새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안에서 자산관리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만큼 이 행장이 새 조직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NH농협은행은 자산관리(WM)연금부를 중심으로 자산관리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산관리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자산관리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자산관리부문은 자산포트폴리오 설계 등에 국한됐지만 최근 부동산 투자, 가업승계서비스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영역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갖춰야 고객들의 요구를 맞출 수 있다.
이미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자산관리 전담조직을 넘어 금융지주 차원에서 증권과 은행 등이 협업하는 매트릭스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 행장이 자산관리 전담조직을 만들면 기존 ‘자산관리 대중화’ 전략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 대중화 전략은 고액자산가 중심이 아니라 일반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뜻한다.
NH농협은행은 영업점에서 자산관리 전문센터인 로얄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영업점 880곳에서 자산관리 전문가 898명이 펀드,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은퇴설계, 우수고객 관리업무를 통합해 담당하고 있다.
영업본부 16곳에 웰스 매니저 24명을 배치해 영업점을 지원하고 있다.
자산관리 전담조직이 자산관리 전략을 총괄하는 관제탑 역할을 맡는다면 영업본부와 영업점 중심의 자산관리 대중화 전략이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자산관리 전담조직은 자산관리 대중화 전략에서 소홀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자산관리 문턱을 낮춰 일반고객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고액자산가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2014년 이후 PB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를 관리할 조직이 필요하다.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된 추가 금리 인하로 앞으로 예대마진율을 방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자산관리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 비이자이익 2168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지만 비중은 7.6%에 머물렀다. NH농협은행 상반기 순이자마진은 1.8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예·적금만으로는 새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며 “영업점 등 대면채널 뿐 아니라 자산관리와 디지털금융을 결합한 비대면 채널에서도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