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교 프레시지 대표이사가 음식점 등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밀키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조리법을 담은 반조리 간편식을 말한다.
2016년 가정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를 세워 국내 밀키트시장을 개척한 뒤 2018년 말 기준 시장 점유율 70% 기업으로 키워낸 데 이어 B2B(기업 사이 거래) 밀키트제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저시급, 식자재비 등이 상승하고 배달주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B2B 거래를 통한 가정간편식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유통구조에서 B2C(소비자와 기업 사이 거래)와 B2B 비중은 각각 65%와 35%로 추산된다.
아직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훨씬 크지만 국내 외식업환경과 식생활 모습의 변화 등에 힘입어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가정간편식 제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중교 대표는 바로 이 B2B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B2B 밀키트사업이 프레시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프레시지의 밀키트제품을 음식점에 공급해 배달메뉴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프레시지와 음식점 양쪽이 모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5월부터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밀키트제품을 공급하면서 B2B부문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음식점들을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친 결과 8월 기준 프레시지는 100여 개 음식점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12월에 경기도 용인 제2공장을 가동하면 기업용 밀키트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지는 이미 국내 밀키트시장의 독보적 1위 사업자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들어 CJ제일제당, 이마트 등 대기업들이 밀키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데다 밀키트제품의 주요 고객층인 1~2인 가구에서 직접 조리하는 밀키트를 선호하는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2016년 미국의 대표적 밀키트기업 ‘블루에이프런’을 벤치마킹해 ‘신선한(fresh)’ 요리를 라면만큼 ‘간편(easy)’하게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을 담아 프레시지(fresheasy)를 세웠다.
하지만 국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다 보니 창업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 한계를 인정하고 대기업과 계약을 따내는 데 공을 들였다. 정 대표는 이를 두고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장을 키워줄 기업을 찾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자’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프레시지는 2017년 9월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의 밀키트제품 생산을 맡게 되면서 2018년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프레시지는 2017년 매출 15억 원을 냈는데 2018년에는 매출이 33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은 1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