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안으로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일정이나 협력대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KT를 제외한 다른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는 이미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나 구체적 운영 계획을 세워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KT는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사 닌텐도와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갑자기 심화된 반일감정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닌텐도와 교섭은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LG유플러스와 협력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KT와 계약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KT가 파트너로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은 구글, 소니, 일렉트로닉 아츠(EA), 텐센트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업들은 각각 스태디아,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프로젝트아틀라스, 텐센트클라우드는 이름의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의 스태디아는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한 다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와 달리 구글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과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만 있다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면 크롬과 유튜브가 기본 어플리케이션으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높다.
또한 유튜브에서 실시간 게임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 바로 게임에 참가하는 등 게임과 스트리밍 방송을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장점 때문에 구글과 KT의 협력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구글로서는 크롬과 유튜브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는 모든 휴대폰에서 손쉽게 스태디아를 서비스할 수 있는데 굳이 통신사와 손을 잡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갓 오브 워’, ‘라스트 오브 어스’ 등 인기가 매우 높은 여러 독점작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한국까지 확장할 의지가 거의 없는 데다가 닌텐도와 마찬가지로 반일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어 KT로서도 조심스럽다.
결국 KT의 현실적 대안은 미국 게임 제작사 일렉트로틱 아츠(EA)의 프로젝트아틀라스와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텐센트클라우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A는 9월10일 프로젝트 아틀라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텐센트는 8월2일부터 자체 게임 플랫폼 ‘위게임’을 이용해 중국에서 텐센트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EA와 텐센트는 모두 게임 콘텐츠 측면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EA는 ‘심즈 시리즈’, ‘피파 시리즈’, ‘심시티 시리즈’ 등 수많은 인기 게임들을 제작했고 텐센트는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슈퍼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KT가 ‘KT클라우드’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밸브, 유비소프트 등 게임 플랫폼 보유기업과 손을 잡고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한쪽에서 나온다. 밸브와 유비소프트는 게임 플랫폼 스팀, 유플레이 등을 활용해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 등 다른 클라우드 게이밍서비스에 게임을 공급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연말까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출시, 글로벌업체들과 협력 등 모든 선택지를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