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의 각별한 ‘리서치센터 애정’이 랩어카운트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6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투자가 리서치센터의 역량을 바탕으로 주식형 랩어카운트사업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감싼다는 뜻의 영어 단어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가 결합된 말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예탁자산을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관리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8월 말 출시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 온리원 리서치랩’은 7영업일 만에 100억 원 규모나 팔렸다.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이전부터 리서치센터 역량을 강조해왔는데 이런 점이 랩어카운트 성과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사장은 줄곧 “증권사의 핵심은 리서치센터”라고 강조하며 남다른 ‘리서치 애정’을 지녀왔다. 늦은 밤 리서치센터실을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한다는 일화가 유명할 정도다.
그 결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KB국민은행에 리서치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수료수익을 내기도 했다.
랩어카운트상품은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랩운용실이 해당 리서치센터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식이나 채권, 대체투자 등을 펀드에 담는 구조다. 이 때문에 증권사의 리서치역량이 상품의 핵심역량으로 꼽힌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온리원 리서치랩은 각국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유망 종목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짜면 이를 기반으로 랩운용실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굴리는 방식인 만큼 주가 예측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점도 랩어카운트 인기에 보탬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 등 불안정한 대외환경으로 시장 하락시기에도 랩어카운트상품이 안정적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 인기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하나금융투자의 연구원 선행매매 의혹이 불거졌던 점은 랩어카운트상품 인기를 지속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랩어카운상품의 수익률은 리서치센터의 실력과 직결되는 만큼 리서치센터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소속 연구원이 사전정보를 바탕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행위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 평판에 금이 갈 가능성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우수한 리서치역량을 활용한 하나금융투자의 온리원 리서치랩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투자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