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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모델 김연아'의 후계자가 될까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4-18 1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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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는 '모델 김연아'의 후계자가 될까  
▲ 손연재가 지난 5일(현지시각)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2014국제체조연맹(FIG) 리스본 리듬체조월드컵에서 리본종목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는 무려 4년(2009, 2010, 2011, 2013)에 걸쳐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광고모델로 손꼽혔다. 웬만한 연예인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운동선수로서 광고시장에서 이 정도의 파급력을 지닌 인물은 김연아가 최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연아가 최초인 이유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고모델이 됐다는 점이다. 금융 자동차 휘발유 등 무게감이 느껴지는 분야부터 휴대전화 에어컨 등의 전자제품, 우유 커피 시리얼 등의 식품, 화장품 의류 운동화 등의 소비재까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종류가 많다.


김연아가 광고모델로 주가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운동선수로서 활발히 활동한 시기와 일치한다. 이제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김연아의 은퇴가 예정된 만큼 앞으로 광고시장에서 김연아의 퇴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그렇다면 김연아의 뒤를 이을 선수는 누가 될까?


광고시장에서 김연아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 종목, 그것도 예쁘고 멋있게 보이는 종목의 선수여야 한다. 또 메달권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사생활에 문제가 없고 호감을 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올림픽 출전 종목의 선수로서 메달권의 실력을 갖출 것


당구선수 차유람(26)은 당구여신, 얼짱 당구선수로 불린다. 빼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몇 년 전부터 패션 화보를 찍는 등 경기 외적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빼어난 외모만큼 뛰어난 실력도 갖췄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참여했다.


  손연재는 '모델 김연아'의 후계자가 될까  
▲ 당구선수 차유람
하지만 당구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종목에서도 제외됐다. 중계도 잘 해주지 않는 종목에 사람들은 관심을 갖기 힘들다. 대회에서 1등을 해도 사람들은 모른다. 따라서 '우리 제품이 1등'이라는 이미지를 입히기 어렵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모델 김연아에 대해 "대한민국 1등을 넘어 세계1위를 향해 도전하는 김연아를 통해 글로벌 금융회사를 꿈꾸는 국민은행의 도전적 이미지를 각인하는 게 주된 목적" 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대회가 없는 당구 종목에서 포스트 김연아가 나오기 힘든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최종 13위를 차지한 곽민정(20)은 한때 포스트 김연아로 불렸다. 하지만 부상의 후유증으로 이번 소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재기한다면 올림픽 메달권의 가능성이 있으나 불확실하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두 명의 피겨 선수들도 주목할 만하다. 박소연(17)은 소치올림픽에서 종합21위를 기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종합9위에 올랐다. 귀여운 외모가 화제가 되고 있어 향후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포스트 김연아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


박소연과 동갑내기 김해진(17) 역시 가능성이 있다. 김해진은 소치올림픽에서 종합18위에 올랐다. 방상아 SBS 피겨 해설위원은 "김해진은 어린 나이에 비해 노련미가 있고, 음악적 표현력도 좋은 선수"라며 가능성을 점쳤다.


◆ 예쁘고 멋있게 보이는 종목의 선수일 것


김연아와 장미란 선수는 모두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 최고가 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김연아는 피겨 전용 빙상장도 없는 환경에서 꿈을 이뤘고, 장미란도 여자 역도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김연아와 달리 장미란은 광고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두 사람의 경기모습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선다. 경기특성 때문에 얼굴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가 아름답게 보여야 한다.


한국CM전략연구소 경원식 국장은 "피겨와 리듬체조는 연기종목이라서 사람들이 해당 선수의 이미지를 빨리 받아들이고 좀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도는 외양이 아름답게 보여야 하는 종목이 아니다. 선수들은 화장 안 한 얼굴로 멋없는 유니폼을 입고 인상을 쓰며 무거운 역도를 들어올린다. 광고가 원하는 장밋빛 이미지를 보여줄 수 없다.


  손연재는 '모델 김연아'의 후계자가 될까  
▲ 피겨 국가대표 박소연
따라서 김연아의 뒤를 이으려면 피겨스케이팅이나 리듬체조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종목의 선수여야 한다는 조건이 생긴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 역시 김연아처럼 넓은 분야의 광고를 맡기 힘들다. 경기를 하는 모습이 감동은 주지만 환상을 안겨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경기복은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도 힘들게 만든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한국 팬들은 순수한 기량보다 스타들의 여성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선수의 발전 계기나 역경을 극복하는 스토리에 집중하는 외국과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 사생활에 문제가 없고 호감을 주는 이미지일 것


김연아는 유명세 비해 안티가 거의 없는 편이다. 연습만 하는 건전한 생활을 유지해 꼬투리 잡힐 것도 없고 언행도 신중한 편이다. 또한 매년 이어지는 기부가 지금까지 25억 원에 달했다는 보도는 김연아에 대한 호감을 더한다.


한국인들은 분야를 초월해서 사람을 평가할 때 실력과 동시에 인성도 중시한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광고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가 미국에 있는 그의 친언니가 청부살인 혐의로 구속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 포스트 '모델 김연아'는 손연재?


이 세 조건을 다 갖춘 선수는 리듬체조의 손연재가 거의 유일하다. 손연재는 2009년 스포츠 브랜드 필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개 기업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광고업계도 김연아의 대항마는 손연재라는 점을 일찍부터 인식했다. 삼성전자가 김연아를 에어컨 광고모델로 쓰면서 효과를 얻자 2년 후 LG전자는 손연재를 기용해 삼성전자에 대응했다.


스포츠용품 업계도 마찬가지다. 손연재가 모델로 있는 필라코리아 윤윤수 대표는 "3년 전부터 손연재 선수의 후원을 시작한 것은 김연아 선수에 대항할 선수를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프로스펙스의 모델이다.


작년 기준 손연재의 광고 개런티는 김연아의 70% 정도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리스본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실력이 향상되고 있어 모델료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연재는 포브스가 발표한 '2013년 한국 파워 셀러브리티 베스트 10'에서 3위로 선정됐다. 1위는 싸이가 차지했고 김연아는 9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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