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사에게 ‘넥슨코리아의 구원투수’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당장의 넥슨 구원투수 역할은 허 대표보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이사가 맡아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는 올해 마지막 게임이 될지도 모르는 ‘V4’ 성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이사.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올해도 뚜렷하게 흥행한 모바일게임을 내지 못했다.
넥슨코리아가 올해 출시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게임은 이제 V4 하나에 그친다. 넥슨코리아는 V4 출시일을 11월7일로 잡았다.
넥슨코리아는 ‘바람의나라: 연’과 ‘카운터사이드’ 등을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잡아뒀지만 신규 프로젝트를 모두 재검토하는 상황에서 실제 출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따라 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V4는 넥슨 자회사인 넷게임즈에서 제작하고 박 대표가 개발을 이끈다.
박 대표는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 블루홀(현재 크래프톤)에서 ‘테라’를 만든 인물로 유명하다. 테라를 총괄하던 박 대표가 2011년 블루홀을 떠난다고 하자 테라 이용자들이 우려를 나타냈을 정도다. 박 대표는 이후 넷마블에 합류했다가 2013년 넷게임즈를 설립했다.
박 대표가 개발하는 V4는 리니지2, 테라와 같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다만 게임환경은 컴퓨터에서 모바일기기로 이동했다.
박 대표는 27일 넥슨코리아가 연 V4 발표회에 참석해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이 주는 감동과 재미는 어떤 장르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이라며 “V4에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의 본질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는 박 대표와 넷게임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450억 원을 들여 넷게임즈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서 박 대표를 향한 기대감이 읽힌다.
넥슨코리아는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이 제작을 이끌던 ‘페리아 연대기’ 등을 개발중단할 때도 V4만은 출시일을 확정하고 사전예약을 받았다.
넥슨코리아는 특히 V4가 상반기에 넥슨이 출시한 트라하처럼 반짝인기를 끌었다가 묻히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트라하는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순위 70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
넥슨코리아는 V4 발표회에 1인방송인들과 게임이용자들을 초대해 시연용 게임을 제공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1인방송인들은 행사에서 V4의 그래픽 품질에 높은 점수를 줬다.
넥슨코리아는 홍보영상도 실제 게임장면으로 제작해 게임이용자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트라하 때는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헴스워스를 홍보모델로 기용한 것과 상반된다.
다만 4분기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 카카오게임즈가 ‘달빛조각사’를 내놓는 등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박 대표가 게임 이용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확실한 차별점을 찾아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V4는 신규 지식재산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트라하를 내놓을 때와 같은 약점에 부딪히는 것이다.
반면 리니지2M은 ‘리니지2’, 달빛조각사는 웹소설 ‘달빛조각사’에 기반을 두고 제작하는 만큼 게임 출시 전부터 충성이용자들을 확보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