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곳의 인수후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두 곳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애경그룹은 ‘경험’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애경그룹은 규모와 자금력에서는 다소 뒤처지지만 경험에서만큼은 무시하기 어려운 인수후보다.
실제 항공업은 환율이나 국제유가 등 대외적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 산업이다. 국제유가에 따라 한 해 실적이 흑자와 적자를 오갈 정도다. 부채비율도 워낙 높고 질병의 전염이나 테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애경그룹 역시 경험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애경그룹은 직접 보도자료를 내고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예비후보 가운데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라며 “제주항공을 성공시킨 저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노선과 기단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13년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해 말 그대로 밑바닥부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며 “국내에 저비용항공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안전과 서비스 등을 놓고 기존 항공사들의 견제가 심했고 대중의 인식도 좋지 않았다는 점 등을 볼 때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려운 경영능력”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자금력은 갖추고 있지만 경험이 전무하고 딱히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당장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순자본비율(NCR)이 2000%대에 이른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규모가 1조1천억 원가량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최대 2조 원대로 전망되는 데다 현재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는 경험보다는 자금력에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169억 원을 냈다. 2분기 기준 부채규모는 9조6천억 원에 이른다. 항공업황 전망이 밝지 않아 당분간 실적을 만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한다고 해도 기업가치 개선과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뚜렷한 사업적 시너지를 찾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