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6조9천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를 내놨지만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7조 원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을 놓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부정적 평가와 영업이익이 점점 회복하고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 “삼성전자, 기대에 못 미친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 6조9천억 원, 매출 48조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4% 줄었다. 그러나 1분기 영업이익 5조9800억 원보다는 15.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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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도 전분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8.3%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 2천억 원 이상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증권사 23곳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7조1749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원인으로 갤럭시S6의 부진한 판매가 꼽힌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것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밑돌았기 때문”이라며 “2분기 환율이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스마트폰 판매부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가 2분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출시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주력인 IT모바일(IM)에서 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러나 갤럭시S6의 판매는 이런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의 아이폰6 인기가 여전한 데다 갤럭시S6 시리즈가 아이폰6와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인기가 많은 갤럭시S6엣지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의 4월 판매량은 600만 대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올해 5천만 대를 팔 것이라는 갤럭시S6 판매 전망치를 4500만 대로 내렸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도 현지 토종업체들과 중국 스마트폰회사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도 7천만 대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지난 1분기의 적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TV사업이 시장침체와 신흥시장 환율 하락, 중국업체들의 중저가 TV 약진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 것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영업이익 개선 이어져 긍정적”
그러나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을 1분기보다 늘리며 3분기 연속으로 실적을 개선한 점을 두고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실적개선 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느리긴 하지만 지속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4조6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추락한 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2900억 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조9800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을 계속 늘려왔다.
특히 반도체부문의 성장에 주목해야 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를 반도체 중심의 회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DS)부문은 다른 사업부의 부진에도 홀로 성장을 이어나가며 실적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부문에서 5년 만에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며 1위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적자를 내던 시스템반도체사업을 올해 2분기 흑자로 돌려세운 것으로 추정한다. 갤럭시S6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고 애플 등의 AP 위탁생산 물량을 늘려나간 데 따른 것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P 매출 본격화로 2분기 시스템반도체에서 96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자체 물량과 위탁생산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