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지부진한 이커머스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할까?
롯데쇼핑이 ‘롯데리츠’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이커머스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쇼핑의 '티몬' 인수설에 시선이 몰린다.
2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이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한 지 1년가량이 흘렀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이커머스사업본부는 2018년 8월 출범했는데 롯데그룹의 백화점과 마트, 슈퍼, 홈쇼핑 등 7곳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ON’과 유로 멤버십서비스인 ‘롯데오너스’를 내놓은 것 외에는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은 모바일앱에서 ‘ON’ 버튼을 누르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초보적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쇼핑은 롯데이커머스사업본부가 출범할 때 2022년까지 이커머스에서 거래액 20조 원을 낼 것이라는 목표를 정해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으로 해마다 26%씩 매출 성장률을 이어가야 하는데 올해 상반기 거래액 증가율이 2018년 상반기와 비교해 17% 수준으로 추산돼 지금 속도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롯데쇼핑이 결국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인수합병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합병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롯데쇼핑은 인수합병에 나설 실탄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을까?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10월 롯데리츠 상장을 통해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을 위해 2022년까지 3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2018년 11월 밝히기도 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동시다발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을 단순히 이커머스의 서비스 고도화나 인프라 투자에만 투입하기 보다는 인수합병까지도 열어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인수합병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에 나올 유력한 매물로는 이커머스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티몬이 꼽힌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시장이 가격 경쟁력과 물류 배송서비스 모두 갖춘 종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티몬과 같은 오픈마켓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은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현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가 지분 80%가량을 들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015년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그루폰으로부터 티몬 지분을 인수하면서 8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티몬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8년에는 500억 원을 추가로 티몬에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티몬의 실적은 부진하다. 2015년부터 4년째 연간 영업적자 1천억 원대를 내고 있다.
현재 누적적자가 7700억 원에 이르고 총자본이 -4300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투자금 회수의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모펀드는 자금회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도 티몬이 다른 이커머스회사보다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과 티몬은 업계에서 나오는 인수합병설과 관련해 “인수합병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