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이 석탄진동선별기 구매계약서를 부실하게 검증해 손실 83억 원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남부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2017년 삼척그린파워발전소에 석탄진동선별기를 도입하면서 검증을 허술하게 해 83억여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다.
남부발전은 2011년 6월 현대건설 등 2개 회사 컨소시엄과 삼척그린파워 발전소 1·2호기 보일러를 설치 조건부로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의 규모는 1조712억여 원에 이르렀다.
보일러를 구성하는 설비에 석탄진동선별기가 포함돼 있었다.
석탄진동선별기는 기계적 힘으로 진동을 만들어 직경 15mm 이하 석탄을 선별하는 설비다.
남부발전과 현대컨소시엄은 석탄진동선별기의 성능기준을 계약서에 명시했고 도입금액을 20억 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2013년 8월 현대컨소시엄이 실제로 제출한 석탄진동선별기 설계도면을 살펴보면 해당 설비의 성능은 계약서에 명시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남부발전 기술팀은 설계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별도의 검증이나 평가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2014년 12월 석탄진동선별기의 구성방식을 승인했다.
남부발전은 2015년 10월 해당 설비를 설치해 시험운전했고 2016년 4월에는 가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7개월 뒤인 12월부터 석탄진동선별기에서 반복적 커버 손상, 커버볼트 풀림, 모터 손상 등 하자가 발생했다. 2017년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문제가 나타났다.
남부발전은 2017년 11월 60억여 원을 들여 석탄진동선별기의 진동방식을 변경했다. 남부발전과 현대컨소시엄이 30억 원씩 나눠 분담하기로 했다.
남부발전은 여기에 더해 석탄진동선별기 하자로 175시간 동안 발전을 중단한 데 따라 53억 원 규모의 손실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부발전은 제품설계도상 적혀있는 수치만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했어도 손실을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발전소 운영에서 가장 기본적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