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정밀한 임상관리를 통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을 다시 추진한다.
김 대표는 철저한 임상 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헬릭스미스가 그동안 엔젠시스의 임상발표를 수차례 미뤄왔던만큼 헬릭스미스의 임상 수행능력에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4일 기업설명회를 열어 엔젠시스의 임상3-1상 결과 도출 실패에 따른 후속대책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약물 혼용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임상을 보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엔젠시스의 임상3-2상에서는 이번 임상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의 기준을 강화해 환자 수를 줄이고 추적 관찰기간을 6개월 단축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환자들이 스스로 통증 정도를 적는 일지를 전산화하고 헬릭스미스 직원이 직접 임상현장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의 임상 진행이 늦춰졌지만 최대한 임상 진행속도를 높여 미국 식품의약국에 허가신청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6개월 안에 임상3-2상을 시작해 2021년 말과 2022년 1분기 사이에 임상을 모두 끝마치기로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 신약 허가신청은 당초 목표로 했던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연기됐다.
김 대표는 “생산 준비를 2020년까지 차질 없이 마치고 임상결과가 나오는 대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약 허가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보완대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헬릭스미스가 임상을 순조롭게 재추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우선 이번 임상 실패로 헬릭스미스의 임상 관리능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제약업계에서는 헬릭스미스의 약물 혼용 논란을 임상을 수행한 경험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라기보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임상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해 벌어진 실수로 바라본다. 미국의 연구진과 의료진이 임상을 진행했지만 임상의 최종 관리 책임은 헬릭스미스에 있기 때문이다.
임상3상 결과 발표가 계속 늦춰진 것도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요소다.
엔젠시스의 임상3상 결과는 당초 5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추적 관찰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임상3상 결과가 10월 발표로 미뤄졌다. 당연히 임상에 차질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엔젠시스의 효능을 놓고도 불안한 시선이 나온다.
제약업계에서는 엔젠시스가 획기적 효과가 있었다면 일반적으로 임상1상~2상 전후 기술이전이 이뤄지는 사례처럼 이미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이전이 됐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헬릭스미스가 임상결과 도출에 실패하면서 엔젠시스가 기존 치료제보다 확실한 효능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녔는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약은 임상3상에서 1차지표 달성 여부도 중요하지만 상업화를 위한 높은 효능과 함께 부작용이 적어야 하는 등 시장성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의 효능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 엔젠시스의 기술수출도 조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상에서 약물 혼용에 따라 엔젠시스의 유효성을 정확히 검증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선별된 데이터를 볼 때 엔젠시스의 안전성과 일부 유효성은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기술수출과 관련된 가능성은 언제나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며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조기에 기술수출을 하는 방안까지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