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호주 해양플랜트 수주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상반기면 해양부문의 일감이 소진되는데 일감 공백사태의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신규수주 확보가 절실하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호주 해양유전 개발계획인 브로우즈(Browse)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2기의 입찰 신청이 9월에 마감된다.
해양설비 2기의 발주 규모가 모두 2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조선해양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를 포함해 글로벌 8개 조선사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에게 이번 수주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 설비를 따내지 못하면 해양부문 일감 공백기가 길어지는 만큼 수주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브로우즈 프로젝트 외에도 미얀마 슈웨3(Shwe3 프로젝트와 캐나다 베이두노르드(Bay Du Nord)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슈웨3 프로젝트는 2020년 하반기 발주가 점쳐지며 베이두노르드 프로젝트는 아직 해양플랜트의 발주규모조차 밝혀지지 않았을 정도로 일정이 불확실한 프로젝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해양부문의 일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 9월 들어 해양부문의 생산인력을 상선건조부문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신청자를 받아 인력을 옮기고 있다”며 “아직은 해양부문에 건조물량이 남아있지만 멀지 않아 이마저도 사라지는 만큼 효율적으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 전환배치는 9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이 브로우즈 프로젝트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더라도 일감 공백사태를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양플랜트는 수주한 뒤 곧바로 건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규모에 따라 짧으면 수개월, 길면 1년 가까이 설계 과정을 거친다. 그 뒤 건조 소요시간과 인도일정을 고려해 기간을 두고 철판 자르기(Steel Cutting) 등 실질적 건조과정을 시작한다.
브로우즈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는 빨라도 2020년 초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부문은 1년가량의 일감 공백기를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영국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지연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조선3사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은 조선사로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해 소수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2018년 말~2019년 초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역량을 집중한 전략 프로젝트였다.
대우조선해양은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20억 달러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의 수주전에서 싱가포르 조선사 셈코프마린과 최종 경합단계까지 갔다.
그러나 발주처가 미국 셰브론에서 노르웨이 에퀴노르로 바뀐 뒤 프로젝트의 최종 투자결정이 3년 미뤄져 수주가 무산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고정식 해양플랫폼 1기의 수주를 따낸 것을 마지막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겼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해양플랜트 수주전 뿐만 아니라 소규모 해양플랜트의 수주전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일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