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징둥닷컴의 아이폰11 예약판매가 전작보다 4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둥닷컴> |
애플이 가격을 낮춰 내놓은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1 시리즈가 중국시장에서 초기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폰11은 가격 외에 별다른 혁신요소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 글로벌 판매전망이 어둡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가격 인하전략이 중국에서만큼은 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6일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몰 징둥닷컴은 아이폰11과 아이폰11프로 예약판매가 이전 모델인 아이폰XS와 아이폰XR에 비해 4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징둥닷컴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의 절반 이상이 이뤄지는 온라인몰이다. 예약판매 시작 5분만에 주문이 폭주해 아이폰11프로 판매가 중단되는 등 아이폰11 시리즈가 중국에서 흥행조짐을 나타냈다.
애플은 13일부터 중국에서 아이폰11 시리즈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중국에는 아이폰7 등 구형 아이폰 사용자가 1억 명에 이르러 교체대기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폰11의 예약판매 호조는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긍정적 신호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2018년 4분기 12%였는데 2019년 2분기 5.9%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과 화웨이 제재 등으로 중국에서 애국소비 경향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겨냥해 아이폰11 판매가격을 낮춘 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 가격을 전작보다 인하해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11 64GB를 5499위안(약 92만 원)에 출시해 전작인 아이폰XR 64GB보다 1천 위안 가까이 가격을 내렸다.
애플은 2018년 아이폰X의 후속으로 아이폰XS를 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아이폰XR을 선보이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들어서도 중국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XR·XS 등의 공식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격 정책에 변화조짐을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고가정책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을 꾀하고 있다”며 “8월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부진하지만 징둥닷컴에서 아이폰 사전판매 성적이 나쁘지 않아 9월 이후 데이터 변화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11의 판매가격 인하전략으로 중국 내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판매는 다소 부진한 편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 역시 글로벌 부진을 만회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아이폰11 시리즈의 첫 주문량은 약 800만 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작보다 적어도 10% 낮은 수준이다. 다수의 매체들로부터 가격 이상의 혁신은 없었다는 혹평을 받아 소비자의 관심이 이전작만큼 뜨겁지 않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폰11 시리즈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만한 특별한 변화가 없어 하반기 아이폰 판매량이 어둡다”며 “하반기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 전망치는 7500만 대 이상에서 최근 7천만 대 미만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CNBC는 10일 애플이 아이폰11을 공개하자 “가장 중요한 발표는 가격이었다”며 “성능 향상이 눈에 띄지만 혁신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