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고부가제품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평년 수준을 향해 되돌아가고 있지만 포스코의 수익성에 반영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그 시간을 고부가제품의 판매를 늘려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8월23일 포항제철소에 준공한 스카퍼 2호기가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완전가동 단계에 들어섰다.
스카퍼는 높은 압력의 산소와 도시가스를 이용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의 표면을 용융시키고 흠집을 제거하는 설비로 포스코의 고부가제품 라인인 WTP(World Top Premium)을 만드는 데 필수 설비다.
포항제철소의 스카퍼 2호기가 본격 가동하면서 포스코는 WTP 생산량이 연 240만 톤으로 12%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는 WTP 판매를 늘려 철강제품 수익성 악화의 시기를 이겨내려 한다.
상반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회사들은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후퇴했다. 이는 철강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던 탓이다.
철광석 가격은 톤당 60~70달러가 평년 수준이다. 그런데 2019년 1월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의 댐 붕괴 사고로 가격이 꾸준히 올라 7월 한때 톤당 13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철광석은 8월 중순 들어 가격이 다시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9월 첫째 주(2일~6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88달러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현재 포스코는 2019년 4분기 초반까지 철강사업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철광석 가격은 통상적으로 철강회사 수익성에 반영되기까지 1분기 안팎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3분기 철강제품의 수익성이 저점을 찍을 것”이라며 “4분기가 지나가면서 수익성이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WTP의 생산능력을 키워 지금의 수익성 악화 시기를 이겨내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 수익성 개선을 함께 노리고 있다.
앞서 7월 포스코는 독자개발한 고망간강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육상 LNG(액화천연가스) 탱크의 소재로 승인받았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기존 LNG 연료탱크의 소재로 쓰이던 9%니켈강보다 15~20%가량 저렴하다.
소재 등록을 계기로 선박용 연료탱크 소재로 활용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9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LNG탱크 890기와 LNG추진선 4700척이 발주될 것으로 내다보고 LNG관련 프로젝트의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양구조물 극후물강(특별히 두꺼운 철강) 생산기술인 ‘PosMC’을 활용해 만든 철강을 내세워 해양플랜트 건조를 진행하는 조선사들을 상대로도 영업에 나선다.
포스코는 해양플랜트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쉘 등 메이저급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양가스전 개발계획 ‘슈웨3(Shwe3) 프로젝트’에 에너지강재를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는 이미 WTP를 통해 수익성 하락을 한 차례 방어한 적이 있다.
포스코는 2019년 2분기에 별도 영업이익 7243억 원을 거둬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그러나 경쟁사로 꼽히는 현대제철은 이 기간 영업이익 2183억 원을 내 지난해 2분기보다 34.7% 감소했다.
철강업계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차이를 보인 것을 두고 포스코가 고부가제품 생산능력에서 더 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바라봤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부가제품인 WTP는 철강제품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던 2분기를 버틴 원동력”이라며 “WTP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눈 앞의 수익성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