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조5천억 원 규모의 위례신사선사업을 따낼 수 있을까?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위례-신사 사이 경전철 건설사업(위례신사선)’ 수주전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 가운데 GS건설 컨소시엄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은 건설투자자(CI) 주관사로 두산건설, SK건설, 대우건설, 태영건설 구성된 컨소시엄을 이끄는데 위례신사선사업의 최초 제안자라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GS건설 컨소시엄 지분율은 GS건설 39%, 두산건설 16%, SK건설 11%, 대우건설 9%, 태영건설 8%, 대보건설 5% 등이다.
위례신사선은 애초 2008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사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삼성물산은 2016년 수익성 등을 이유로 사업에서 손을 뗐는데 당시 삼성물산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GS건설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넘겨받으며 좌초 위기에 놓인 사업을 살려냈다.
GS건설은 이후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 대신 ‘위험분담형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rs)’ 방식을 새로 제안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위험분담형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발주처와 노선 운영의 이익과 손실을 분담하는 사업방식으로 민간사업자가 노선 운영의 이익과 손실을 모두 책임지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보다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이번 입찰평가에서 최초 사업제안자에게 총 평가점수의 1%를 우대점수로 준다.
GS건설이 위례신사선 사업을 직접 제안한 상황에서 가점까지 받게되는 만큼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GS건설은 컨소시엄에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까지 포함하고 있어 준공 이후 운영에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위례신사선 사업은
임병용 사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임 사장이 2016년 삼성물산의 컨소시엄 지분을 넘겨받기로 결정했을 때는 의정부선을 운영하는 의정부경전철의 파산을 결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의정부선은 GS건설이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사업으로 2012년 개통했지만 그뒤 4년 동안 2400억 원의 적자를 내 결국 GS건설이 실패한 사업으로 남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임 사장이 의정부선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본 상황에서 삼성물산의 위례신사선 컨소시엄 지분을 넘겨받은 것을 놓고 의외의 선택이라고 봤다.
하지만 임 사장은 당시 의정부선의 실패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해 위례신사선의 새로운 사업제안서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의정부선의 실패요인으로 빗나간 수요예측과 수익형 민간투자자사업 방식 등을 꼽았는데 위례신사선사업에서는 지방자치체와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확보한 것이다.
2016년 삼성물산이 사업을 접은 것과 달리 이번 입찰에 5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던진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재무투자자(FI)가 위례신사선 입찰에 다수 참여한 점은 GS건설이 사업을 따내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10일 접수를 마감한 위례신사선 1단계 사전적격심사(PQ)에는 GS건설 컨소시엄 외에 한신공영 컨소시엄, IBK투자증권 컨소시엄, NH아문디자산운용 컨소시엄, 하나금융투자 컨소시엄 등 5곳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 가운데 GS건설과 한신공영 컨소시엄만 건설투자자일뿐 나머지 3곳이 재무투자자를 주관사로 내세웠다.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치러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사업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냈다.
현대건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최초 제안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컨소시엄에 포함하고 있었으나 신한은행 컨소시엄에 고배를 마셨다.
재무투자자는 통상적으로 건설투자자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해 평가항목에서 금융비중이 높으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사업의 최초 제안자로서 이번 사업을 10년 넘게 준비해 왔다”며 “현장 주변 여건과 지역 민원 등을 충실히 검토하고 설계에 반영해 온 만큼 이번 사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km 길이의 경전철로 사업비는 1조4847억 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1단계 서류평가에 참가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11월 2단계 서류평가를 진행해 올해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