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의 두 어깨가 무겁다.
한 쪽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주 확대가, 다른 한 쪽에는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 육성의 중요한 역할이 얹혀져 있다.
안 사장은 6일 인도대사관에서 한화디펜스,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 대표들과 함께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을 면담했다.
인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매년 세계 1,2위를 다투는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지만 지금껏 한국 무기를 구입한 것은 2017년 한화디펜스의 K-9자주포를 구입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방산업계는 이번 싱 장관의 한국 방문으로 인도를 향한 무기 수출이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두 나라 방산협력이 강화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 역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4월 방위사업청 주재로 인도 현지에서 열린 방산협력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지속해서 인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도 최근 들어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 육성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우주청 신설을 위한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었다.
노 의원은 효율적 우주 개발을 위해 우주청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공청회를 열었는데 국회가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관청 설립을 위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미국 보잉과 함께 국내 항공우주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보잉과 협력해 국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도우며 해외 공급망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 생태계 저변이 넓어지는 일은 자연스럽게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안 사장에게 반가울 일일 수밖에 없다.
완제기 수출 등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국가의 지원 없이는 지속 발전이 쉽지 않은 일들로 평가된다.
더군다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을 대표하는 민간기업으로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 육성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초 국내 항공우주산업을 2030년까지 2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안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국내 항공과 우주산업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 과거 관료시절 경험을 적극 살릴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지식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산업자원부에서 국내산업을 육성하는 업무를 오래 담당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안 사장을 내정하며 “안 내정자는 산업 육성정책에 정통하다”며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국내 항공우주산업을 혁신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안 사장은 5일 취임사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수출확대와 신사업 개척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 먹거리 발굴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중소협력업체를 육성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항공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