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으로 기업 투자에 장기적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기관투자자들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질 기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대림산업이 꼽힌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회장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기업 지배력을 활용해 주주 이익을 저해하고 사적 이득을 챙긴다는 공격을 받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배당, 경영진 해임과 직무정지, 임원후보 추천 정관변경 등을 위한 주주제안을 더 손쉽게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압박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관투자자들은 SM엔테테인먼트에 이 회장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합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음반작업과 자문업무를 맡는다는 명목으로 SM엔터테인먼트 매출의 최대 6%를 인세로 받는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회사 돈이 이 회장 주머니로 들어가며 회사 이익이 저해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밖에 비주력사업 구조조정, 배당 확대 등도 요구받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공개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 측에 보냈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사실상 거절 의견을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6월 말 기준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요주주 지분율 현황을 보면 이 회장 18.7%, 국민연금 9.2%, KB자산운용 7.6%,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5%, 미래에셋자산운용 5%다.
이미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을 합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을 8%로 더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내년 3월 경 열릴 SM엔터테인먼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 활동이 거세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도 이전부터 증권업계로부터 주주행동주의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혔다.
대림산업은 6월 말 기준으로 오너 일가 지분율이 23.1%, 국민연금 지분율은 12.7%로 집계됐다. 이밖에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가 5%, 기타 기관투자자들이 6%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최대주주 지배력이 취약할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 갑질논란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어 주주행동주의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금융위원회는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을 위해 ‘5%룰(대량보유 보고제도)’과 ‘10%룰(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 등을 이르면 2019년 1분기까지 개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5%룰은 투자목적이 아니라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지분을 1% 이상 거래할 때마다 닷새 안에 공개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금융위원회는 5%룰에 명시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 가운데 회사나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해임청구권 등의 상법상 권한을 행사하거나 배당과 보편적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사례를 제외하기로 해 기관투자자의 보고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내부 통제기준 강화를 조건으로 국민연금 등을 10%룰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0%룰은 기업 경영권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지분 10% 이상을 지닌 기관투자자가 6개월 안에 주식을 거래해 얻은 차익을 기업에 반환하는 것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룰과 10%룰 개편 등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산정책에 따라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점진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