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대표이사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에 따르면 8월부터 소주제품 ‘처음처럼’이 토종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8월12일부터 현재까지 일반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연간 인건비 220억 원, 고용인원 435명, 세금납부액 1882억 원’ 등의 내용이 담긴 미니현수막을 부착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 국내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8월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서 처음처럼 브랜드를 소개하는 팜플렛과 물티슈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해당 팜플릿에는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소주 브랜드”라며 “롯데주류는 일본기업? 오해입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일본 주류기업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허위사실과 함께 롯데그룹 전반에 퍼진 일본기업 이미지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 지분은 2018년 12월31일 기준으로 롯데지주가 26.54%로 최대 주주이며 국민연금이 9.16%, 롯데알미늄이 8.87%, 롯데장학재단이 6.28%씩 보유하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설명이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합작법인인 롯데아사히주류 지분을 아사히와 50%씩 나눠 들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맥주제품인 아사히 등을 수입해 국내 유통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관계자는 “최근 불매운동과 관련해 처음처럼을 놓고 허위사실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돌아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8월 중순부터 처음처럼 브랜드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했음에도 효과가 미미한 점에서 김 대표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한 편의점 브랜드에 따르면 8월1일부터 29일까지 이 브랜드의 편의점에서 처음처럼의 매출은 7월과 비교해 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브랜드의 편의점에서 처음처럼의 경쟁 브랜드인 참이슬의 매출은 같은 기간 1.6% 늘었다는 것을 살피면 처음처럼의 매출 감소는 불매운동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의 8월 처음처럼 매출 역시 7월보다 5~8% 정도 줄었다.
편의점 판매채널은 가정용 소주시장의 주요 판매채널로 꼽힌다. 편의점 매출의 하락세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김 대표는 맥주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좀처럼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주류부문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그마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소주부문의 매출 감소는 김 대표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2019년 2분기 영업손실 69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영업손실폭은 줄었지만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소비자에게 롯데칠성음료가 일본 기업으로 오인되고 있다”며 “소주제품과 맥주제품의 8월 판매량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