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IT 등 첨단기술 분야 인재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통산업에서도 고객 서비스와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에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포함한 IT 분야 기술의 활용성과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 인재 확보와 유치뿐 아니라 그룹 내부에 디지털 교육시설 등 자원을 갖추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2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공사 현장을 방문해 공사 관계자로부터 공사 진행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
신 회장은 2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재건축 공사장에서 진행한 ‘오산캠퍼스 첫 삽 뜨기’ 행사에 직접 방문했다.
신 회장은 현장에서 오산캠퍼스 부지 안 건물배치 계획 등을 보고받고 “인재 육성에 관한 지원은 결국 롯데 미래에 관한 투자”라며 오산캠퍼스에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주문했다.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는 롯데그룹의 신입사원 교육부터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 직급별 교육, 직무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 중추시설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1900억 원을 들여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 최신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한 공간 등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일 오산캠퍼스 재건축 행사 현장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정부옥 롯데지주 HR혁신실장,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신 회장과 동행했다.
롯데그룹이 디지털기술 역량을 지닌 인재 육성을 그룹 차원의 과제로 무겁게 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롯데그룹은 수년째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유통부문 ‘옴니채널’ 구축에 힘을 쏟고 있지만 생각만큼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구축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미래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데도 여전히 완성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롯데그룹의 IT 등 첨단기술 인력으로 국내 e커머스기업들이 구축한 수준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사업 역량이 유통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경쟁력으로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은 디지털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가 절실하다.
실제 롯데그룹은 아직까지 인문사회계열이나 상경계열출신 임직원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신 회장을 비롯한 8명의 등기임원 전원이 행정학, 경영학, 경제학 등 인문사회계열과 상경계열 전공자다. 비등기임원 109명을 살펴봐도 e커머스사업본부 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인문과 상경계열을 전공했다.
신 회장은 그룹의 공개채용과 임원 선임 등 인사를 통해 IT인재를 보강하고 중용하면서 그룹의 바닥부터 중심부까지 디지털 등 첨단기술분야 인재를 배치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롯데그룹의 체질 전환을 위해 인력 구성에서부터 적극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8년 12월 롯데그룹 유통과 기타부문 계열사 정기 임원인사에서 물류 전문가인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를 롯데마트 대표에 올리고 김혜영 롯데쇼핑 e커머스 인공지능연구소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e커머스사업에 힘을 실었다.
롯데그룹 각 계열사도 2019년 상반기 공개채용 블라인드 채용 전형인 ‘스펙태클 채용’ 사전 제출과제로 디지털과 물류운영, 사용자환경 등 부문에 관한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옴니스토어 매장을 인공지능 등 디지털 관점에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안, 롯데e커머스는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해 온라인쇼핑몰 유료회원제 서비스를 제안 등을 과제로 냈다.
롯데쇼핑은 2018년 하반기 채용에서도 인공지능과 IT 등 온라인 관련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해 디지털 전환에 무게를 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