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셰일가스 수출을 확대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에탄운반선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에탄은 셰일가스에서 뽑아내는 연료이지만 최근 석유화학 원재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에탄은 나프타의 원재료로도 쓰이는 데 기존의 나프타보다 가격이 저렴해 에탄 분해설비(ECC)들이 최근 미국에서 대거 가동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셰일유 및 셰일가스 생산지인 텍사스 퍼미안분지에서 동남부 해안으로 가스를 운송하는 EPIC파이프라인이 2020년 2~3분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2022년에는 보몬트 지역의 파이프라인도 완공된다.
동시에 중국에서는 에탄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2020년 180만 톤, 2021년 200만 톤, 2022년 275만 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분해설비가 가동을 앞두고 있는데 에틸렌 생산량으로 따지면 미국 에탄분해설비들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에탄의 물동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조선3사는 에탄운반선 수주에 기대를 품고 있다.
에탄운반선 수주경험이 있는 조선사는 한국조선해양 6척(옵션 3척 포함), 삼성중공업 12척(옵션 3척 포함), 중국 다롄조선 5척(옵션 3척 포함) 뿐이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6척의 선박을 차질없이 인도해 세계 최초로 인도실적을 쌓았고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건조를 진행 중이다.
반면 다롄조선은 인도기한을 어겨가며 1척만을 인도했고 나머지 4척은 인도 일정을 맞출 수 없다며 건조를 포기해 사실상 수주 후보군에서 멀어져 있다. 대신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도 에탄운반선의 설계능력과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발주량 자체가 적어 수주하지 못했을 뿐 수주전 참전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선박 1척을 건조할 때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에탄운반선의 발주가 본격화될 시기는 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헬레닉시핑뉴스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에탄 물동량 전망치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에탄운반선이 최소 30척 필요하다”며 “미국 보몬트 가스전의 수출용 파이프라인까지 갖춰지는 2022년부터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나 유럽으로 에탄을 운송할 에탄운반선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에너지 및 석유화학회사들은 이미 에탄운반선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영국 석유화학회사 이네오스가 9만 CBM(입방세제곱미터)급의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의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가스회사 AGT(Agility Gas Technologies)가 16만5천 CBM급의 ‘점보’ 에탄운반선을 발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에탄운반선은 고부가선박으로 조선3사가 수익성을 고려해 수주에 눈독을 들일만한 선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초대형 에탄운반선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조한 바 있다”며, “독보적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