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17번째 자회사인 신한AI는 3일 출범식 열고 공식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이날 행사에는 조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들이 참석한다.
신한AI는 자본금 420억 원 규모의 투자자문업체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일반투자자 및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배진수 신한은행 IPS(투자상품서비스) 본부장이 첫 수장을 맡아 이끌게 되며 직원 30명가량이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신한AI 법인 설립부터 등록, 인력 구성까지 직접 챙기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AI는 미국 IBM의 인공지능 기술인 '왓슨'을 밑바탕으로 삼아 신한금융지주가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 ‘네오(NEO)’를 활용해 자회사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조 회장이 그룹 매트릭스조직과 협의체 등을 꾸려 그룹 계열사의 협업체제를 만들고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사업 확장 등에 이어 또 다시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자산관리나 투자자문 업무에 일부 적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한 새로운 시도들은 최근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인공지능을 회사 이름에 넣을 정도로 전면에 앞세운 투자자문사는 신한AI가 최초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운영 비효율성 개선이나 비용 감축 등의 측면에서는 인공지능 활용도가 높지만 실제 수익률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도 마땅히 완성된 투자 관련 인공지능 모델로 평가되는 사례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조 회장이 따로 자회사인 신한AI를 세우며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쌓아온 그룹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역량이 실제 투자 관련 업무에서 순조롭게 적용되는지 여부를 살피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임기 동안 최대 과제로 내걸은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4대 경영목표 가운데 ‘디지털 신한’을 내걸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데 힘써왔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 3월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금융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혁신연구소인 ‘신한디지털캠퍼스’를 마련해 140여 명의 디지털 전문가들을 모아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오픈이노베이션, 디지털 경험, 빅데이터 등 6개 랩으로 구성된 디지털 전문조직(SDII)을 운영하고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인공지능금융 연구센터를 세워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캐나다 인공지능 전문기업인 '엘리먼트AI' 등과 손잡고 인공지능 시스템 고도화 및 투자·사업의 기회를 엿보고 있기도 하다.
신한AI는 현재 금감원으로부터 투자자문업 인가 및 비대면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받았는데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문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운용까지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얻은 투자정보를 각 계열사의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에 필요한 권한을 위임받아 직접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 자산운용사는 쿼터백자산운용과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이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인지도가 크지는 않은 만큼 그룹 네트워크를 뒷배로 삼은 신한AI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AI는 조 회장이 추진해온 그룹의 성장DNA를 디지털로 바꿔내겠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변환)’의 연장선상에 있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신한AI가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면 그룹 디지털금융의 전초기지로 역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