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금융시장 관련 내용을 놓고 조만간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인 데다 검찰이 강제수사까지 시작한 만큼 금감원의 조사 수위와 역할 범위 등을 놓고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30일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관련 내용을 이첩 받아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시기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위로부터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이첩 받은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금융위 민원실을 방문해 여섯 건의 조사 사항이 담긴 조사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29일 인사청문회에서 “금감원에 자유한국당의 조사요구서를 이첩했다”며 “금감원에서 곧 조사에 착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금감위로 이첩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놓고 야당의 논란이 거세지면서 사실상 공은 금감원 조사로 넘어와 있는 셈이다.
조사요구서를 넘겨받은 상황인 데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공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윤 원장도 정치적 부담을 안고서라도 조사의 시기와 범위, 속도 등을 놓고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윤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세 번째로 임명된 금융감독원 원장이다. 소신이 뚜렷한 학자 출신이지만 진보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장 취임 이후에는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강조해왔다.
금감원 본연의 역할이 금융시장 검사, 감독인 만큼 금감원은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데 검찰의 요구에 맞춰 제한적으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 위법사항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주된 역할을 하겠지만 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금감원도 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사모펀드 관련해서는 조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직접 10억5천만 원을 투자한 ‘블루코어벨류업1호’가 의혹의 중심이다. 블루코어벨류업1호는 운용사로 ‘코링크PE’를 두고 있다.
코링크PE는 블루코어벨류업1호 외에도 ‘레드코어벨류업1호’, ‘그린코어벨류업1호’와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벨류업1호’ 등 모두 4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블루코어벨류업1호는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를,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벨류업1호는 상장사인 WFM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코링크PE가 운용하는 각 회사의 정관이나 투자, 인수, 보고 등 사업 과정이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놓고 야당에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조 후보자의 직접적 위법과 관련되는 주요 쟁점은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인지 여부와 코링크PE가 운용하는 회사들의 관급공사 수주과정에서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조 후보자가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를 하려 했는지 여부 등이다.
특히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로 밝혀진다면 조 후보자가 코링크PE 등 운영에 관여했을 수 있다는 의심의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핵심쟁점으로 꼽힌다.
코링크PE의 대표이사는 조범동씨의 지인인 이상훈씨이고 주요 주주는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다. 현재 조범동씨와 이상훈씨는 출국해 국내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