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수소차 육성정책에 속도를 내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등 국내 수소차 관련 기업들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유럽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독일이 적극적으로 수소차 보급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 국내 수소차 관련 기업도 시장을 넓힐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
해외언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항공콘퍼런스에서 "독일 정부는 수소연료 기술을 비롯해 더 많은 연료 에너지원을 개발해야 한다”며 "올해 말까지 수소경제를 본격화하는 전략을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수소차 확산 기반을 위해 수소충전소를 올해 말 100개, 2020년에는 400개, 2030년에는 1천 개 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정책은 국내 수소차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환경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사업도 더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수소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며 2030년까지 7조6천억 원을 투자해 연 50만 대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기술력과 양산능력 측면에서 수소차 사업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지만 수소차의 비싼 원가와 열악한 수소차 인프라는 수소차 수요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수소차 도입 확대정책은 현대차의 수소차사업에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세계에서 수소차 양산이 가능한 기업은 현대차를 포함해 단 3곳뿐이라 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넓힐 수 있다”라며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졌느냐가 수소차 수요 확보를 위한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현대차에 수소차 관련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의 수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생산하는 수소찬 핵심부품인 수소연료전지 스텍은 수소차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수소차 시장이 확대되면 현대모비스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온시스템도 유럽의 수소경제 가속화에 따라 일감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수소연료전지 스텍에 반드시 필요한 열관리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조장치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국내 완성차기업인 현대차, 기아차뿐 아니라 독일 자동차기업 폴크스바겐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유럽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김평모 DB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유럽 신규 고객사 확보로 유럽 매출이 두드러지게 확대됐는데 이런 추세는 올해 하반기에 더 부각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부터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매출이 본격화하면 긍정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서성혁 나이스디앤비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수소차 열관리 시스템의 선두기업”이라며 “수소차시장이 확대되며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