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마트는 상시적 초저가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마트의 상시적 초저가상품은 원가 분석을 바탕으로 근본적 유통구조를 혁신한 상품으로 품질이 같거나 유사한 다른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30%에서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또 한 번 가격이 정해지면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시적 초저가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차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초저가상품을 향한 국내 소비자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이마트의 핵심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초저가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상시적 초저가상품을 내놓은 1일 이후 26일까지 이마트 방문객 수가 7월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났다. 초저가 상품이 이마트 매장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이 70여 개 초저가상품이 온라인몰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 이마트몰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격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유통시장에서도 이마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 초저가상품은 이미 해당상품 카테고리의 전체 매출 증가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선보인 4900원 와인 상품은 1일부터 26일까지 기존 인기 와인상품의 1년 판매량을 3배 웃도는 수준의 매출을 냈는데 이에 힘입어 8월 이마트 와인상품 전체 매출이 41% 급증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사업전략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그는 2009년 10월 이마트 경영실적 보고회에서 “이마트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해왔지만 10원이나 100원 싼 정도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며 “최소한 10%이상 싸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신세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제일 먼저 한 일도 이마트에 ‘신가격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당시 정 부회장의 신가격정책은 이마트의 성장 정체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가격정책을 도입한 2010년 상반기 이마트 기존점 매출은 2009년 상반기보다 4.8% 늘어났다.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구매고객 수도 2.6% 증가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적자라는 위기상황에서 10년 전의 신가격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초저가전략을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오프라인 ‘할인점’인 대형마트업의 본질 회복이라는 초심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가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다만 소비행태의 변화, 온라인유통채널의 급부상 등으로 국내 유통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정 부회장의 초저가전략이 2010년과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마트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 못지않게 온라인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데 온라인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재산세 등 일회성비용 증가와 대형마트업황의 부진으로 사상 첫 적자를 냈고 3분기에도 여전히 기존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마트가 업황의 반전이 없는 상황에서 본업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에서 뚜렷한 소구점(기업이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구매할 수 있도록 강조하는 점)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